[올림픽] 아프간 탈레반정부, "시드니올림픽에 나가게 해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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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정부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카불 등 전 국토의 90%를 장악한 회교근본주의 학생민병조직인 탈레반 정부의샤쿠르 무타인 체육장관은 7일(한국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공문을 보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제27회 하계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공식요청했다.

무타인 체육장관은 IOC가 아프가니스탄의 참가자격을 주지않은 데 대해 "대단히실망했다"고 말하고 이는 36년 베를린올림픽에 첫 출전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프간 선수들은 수년동안 준비해왔으나 (IOC의 초청장 거부로) 허사가 됐다"고 밝혔다.

유엔은 강경파 회교 군사조직인 탈레반을 인정하지않고 있고 축출된 부르하누딘 랍바니 대통령을 합법정부로 승인하고 있다.

탈레반을 지지하는 국가는 파키스탄과 아랍에미리트연합, 사우디아라비아에 불과하다.

무타인 장관은 또 스포츠와 정치는 분리돼야한다고 주장하고 아프간의 올림픽참가 봉쇄는 미국의 입김에 따른 것이라고 비난했다.

탈레반 반군정부는 이미 98년 8월 대사관 폭파 배후인물인 오사마 빈 라덴의 은거지를 제공하는 등 지원을 이유로 유엔에 의해 제재를 받고 있으며 미국, 러시아는 유엔 안보이사회를 통해 강도높은 제재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은 회교근본주의 율법에 따라 여성의 경우 노출이 불가피한 셔츠차림의 모든 경기를 금하고 남자선수들이 뛰는 레슬링과 복싱, 축구, 육상종목의 파견을 검토해왔다. (카불<아프가니스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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