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재킷서 발암 의심물질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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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내 대표적인 아웃도어 용품 브랜드에서 발암물질이 발견됐다.

 소비자시민모임은 16일 “코오롱 액티브(ACTIV) 재킷 내피에서 발암물질인 아릴아민(Arylamine)의 한 성분이 기준치의 약 20배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밝혔다. 소비자모임은 지난 9~11월 9개 브랜드, 12개 아웃도어 재킷에 대해 안전성과 품질을 평가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재킷(24만8000원)은 주로 홈쇼핑을 통해 9~10월 동안 3600벌이 팔렸다.

 코오롱은 우선 홈쇼핑으로 판매된 재킷 전량을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소비자모임의 조사 결과를 통보받고 자체 검사를 한 결과 남성용 일부 제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발암 의심 물질이 발견됐다”며 “구매 고객에게 연락해 신속히 전량을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코오롱은 K2·노스페이스와 함께 국내 아웃도어 시장 ‘3대 강자’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위험성이 지적된 상품에 대해 기업으로서 리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위험하다고 확신할 만한 물질이 발견됐다고는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품질 검사를 담당한 한국섬유기술연구소 이성익 본부장은 “재킷에서 검출된 성분(파라아미노아조벤진)은 아릴아민 종류 가운데 사람에게 암을 일으킨다는 것이 입증되지 않은 물질”이라며 “다만 맨살에 닿을 경우 피부를 통해 몸에 흡수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최재욱 보건대학원장도 “국제 암연구협회는 이번에 발견된 성분을 전자파나 짠 음식보다도 발암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모임은 아웃도어 재킷의 안전성뿐 아니라 가격·내구·기능성 등도 비교 분석했다. 결론은 상품 간 가격 차가 최대 2배(19만~39만원) 넘게 나지만 가격에 상관없이 모두 국내 산행이나 레저활동을 즐기기엔 충분한 기능을 갖췄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노스페이스 제품(NFG10B03·35만원)은 고급 소재로 알려진 고어텍스를 사용했지만 방수 성능이 높지 않았고, 오히려 3회의 세탁을 거친 뒤엔 그 기능이 다른 제품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선욱·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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