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K2] 엄홍길대장 정상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K2 정상을 밟고 있는 엄홍길 등반대장과 베이스 캠프에서 무전기로 인터뷰했다.

-정상 등정을 축하한다.소감은….
“아직도 히말라야 8천m 고봉 14개를 올랐다는 실감이 들지 않는다.박병태(1993·시샤팡마),지현옥(1999·안나푸르나),한도규대원·KBS 현명근기자(1999·이상 칸첸중가)과 셰르파 나티·카뮈·다와 등 그동안의 원정에서 같이 등반하다 운명을 달리한 모든 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14좌 완등은 어려웠을 것이다.원정을 떠날 때마다 마음속으로 묵묵히 성원해준 어머니와 처는 물론 같이 등정한 모든 대원들에게 모든 영광을 돌리고 싶다. 이번에 도움을 준 중앙일보,그리고 그동안 원정 때마다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코오롱스포츠와 파고다외국어학원 임직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등반중 가장 어려웠던 점은….
“역시 기상 변화가 가장 큰 문제였다.1997년 가셔브럼Ⅰ·Ⅱ봉으로 원정을 왔을 때만 해도 날씨가 주기적으로 변했기 때문에 등반 일정을 세우기가 쉬웠다. 그러나 3년만에 다시 찾은 이곳은 기상 변덕이 무척 심했다. 지난 4년간 K2 등정자가 없었다는 것이 단적으로 말해주는 듯 싶다.지난주중 캠프Ⅱ까지 올랐다가 날씨가 나빠져 베이스 캠프로 하산할 때는 ‘등반이 어렵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래도 첫도전에서 정상을 밟을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5일부터 좋아지기 시작한 날씨 덕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계획은….
“1995년 마칼루원정에서 목표로 세웠던 14좌 완등은 끝마쳤다.그러나 히말라야에는 8천m가 넘으면서도 주봉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산이 로체샤르(8천4백m)와 얄룽캉(8천5백5m) 두개가 있다.내년 시즌 나머지 두개를 모두 올라 명실공히 8천m 완등의 기록을 세우고 싶다.우선 올 겨울에는 대한산악연맹이 추진하는 7대륙 최고봉중 남극의 빈슨매시프를 다녀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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