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박세리·김미현, 왜 우승못하나

중앙일보

입력

한국 여자골프의 두 희망봉인 박세리와 김미현이 8개월째 첫 승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98년과 99년 거푸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하며 미국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던 두 선수는 올 시즌들어 수차례 우승문턱에 오르고도 뒷심 부족으로 번번히 정상정복에 실패, 국내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31일 막을 내린 미 LPGA 자이언트이글클래식은 박세리와 김미현의 첫승 해갈의 난맥상을 설명해 주는 참고서이다.

박세리는 이 대회에서 이틀연속 공동 선두를 달리고도 3라운드에서 퍼팅 난조와 집중력 저하로 순식간에 우승권에서 멀어졌고 김미현은 마지막 라운드의 선전에도 불구, 1,2라운드에서의 부진이 부담이 됐다.

박세리가 선두그룹에 있다 마지막날 우승을 놓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오버파기록도 전에 없던 일.

박세리가 심각한 `우승조급증'에 시달리면서 스윙리듬을 잃어 자신감있는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일부에서는 박세리가 올해부터 공주병(?)에 걸려 김미현, 장정 등 함께 투어활동을 하고 있는 동료들이나 취재진들로부터 배척을 받는 등 자기통제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부진원인으로 꼽고 있다.

기록면에서는 그린적중률이 지난해 70%대에서 60%대로 떨어지면서 라운드당 언더파율이 54%로 하락한 것이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직접적인 요인이다.

반면 김미현은 초반 코스적응과 퍼팅 보완이 앞으로 첫승 달성의 최대 과제라는 지적이다.

김미현은 6월 에비앙마스터스와 지난주 US오픈에서 3,4라운드의 선전으로 공동5위, 4위를 각각 기록했지만 모두 1,2라운드에서 벌어진 선두권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고 이번 대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직 경력이 일천한 데뷔 2년차인 탓도 있지만 김미현이 우승의 고삐를 죄기 위해서는 좀 더 치밀한 코스 매니지먼트와 퍼팅능력의 향상이 반드시 수반돼야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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