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켤레 팔린 프로스펙스 W…런던 해러즈 백화점 입점 논의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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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네트웍스의 박재범 브랜드전략 및 프로스펙스 사업 담당 사장이 워킹화 ‘프로스펙스 W’ 밑창의
특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

국내 스포츠 패션 브랜드 ‘프로스펙스’가 세계 유수의 고급 백화점인 영국 런던 해러즈 백화점과 입점을 논의 중이다.

 프로스펙스 판매 회사인 LS네트웍스의 박재범(51) 브랜드전략 및 프로스펙스사업 담당 사장은 지난 9일 서울 용산 LS타워에서 기자와 만나 “해러즈의 상품기획자(MD)로부터 연락이 와 워킹(걷기)화인 ‘프로스펙스 W’ 제품 입점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9월 해러즈 백화점에서 주영 한국대사관과 KOTRA가 주최한 ‘한국 특별전’에 프로스펙스 제품을 전시한 뒤 해러즈 측이 프로스펙스 W에 관심을 갖고 접촉해 왔다”고 설명했다. 당시 한국 특별전에서는 국산 의류·신발·장신구 등 19 종류의 상품을 소개했다.

 2009년 9월 국내 시장에 선보인 프로스펙스 W는 아직 내수 판매만 하고 있다. 해러즈 백화점 입점이 성사되면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고급 백화점을 통해 첫 수출을 하게 되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출시 2년2개월 만인 지난달 말까지 200만 켤레가 팔렸다. 박 사장은 “스포츠화 사상 유례 없는 판매량”이라며 “걷기 열풍과 때가 잘 맞았고, 소비자로부터 기능을 인정받은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W 출시를 한창 준비하던 2008년 말~2009년 초는 제주 올레길이 인기를 얻고 전국 각지에 ‘둘레길’이 생겨나던 때. 프로스펙스는 조사를 통해 성인 남녀의 55~60%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운동 삼아 걷기를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걷기는 달리기와 다른 운동입니다. 뛸 때는 발을 내려디뎠을 때 발바닥 전체가 동시에 땅에 닿지만 걸을 때는 뒤꿈치부터 닿지요. 워킹화와 러닝화가 달라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1년 가까운 연구개발(R&D) 끝에 걷기 전용 스포츠화를 내놨다. 걷기 매니어 층이 사기 시작하더니 입소문이 나면서 판매량이 급증했다.

 박 사장은 또 “W의 인기 때문에 부산 신발산업이 살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브랜드 신발들은 대부분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생산을 한다. 프로스펙스 역시 해외에 공장을 가진 업체에 생산 하청을 많이 줬다. 그러나 W는 정교한 작업이 필요해 대부분을 국내 공장에서 만들도록 하고 있다. 그 때문에 2008년 7750억원이었던 부산의 신발 산업 생산액은 올해 그 두 배를 넘는 1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통계청은 추정한다.

 박 사장은 “레깅스와 스키니진이 유행하며 스포츠화가 일상 패션 속으로까지 파고들고 있다”며 “이런 추세에 맞춰 W에 젊은 감각의 디자인을 덧입힌 제품을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권혁주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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