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낀세대'를 위한 신나는 사이트!

중앙일보

입력

40대 중반인 이만동씨. ‘마구 농담 하는 아저씨’라고 통신 ID마저 ‘마농’이라고 정한 그가 40대를 위한, 40대에 의한, 40대의 새로운 사이버 문화를 일궈보겠다고 나섰다. ‘낀세대’로서의 40대가 아닌, 당당한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고 40대를 위한 커뮤니티 사이트, 피플475를 개설한 것이다

추억의 노래·사진 등 흥미로운 메뉴

“475세대는 사회 중심에 서서 그 어느 세대보다 열심히 뛰어왔던 이들입니다. 사회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하루 아침에 컴맹, 넷맹으로 전락해 겉도는 이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마구 농담을 즐긴다’고 통신 ID마저 ‘마농’으로 지은 다소 걸쭉한 40대 아저씨가 ‘지금 40대로 70년대에 청춘을 보낸 50년대생들’을 의미하는 475세대들이 위너(Winner)가 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1956년 7월 뜨거운 한여름, 서울 신설동에서 태어난 평범한 대한민국 남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44세의 이만동 유레카미디어 사장이 화제의 주인공이다. “10∼30대의 전유물이 되다시피 한 인터넷 공간에서 40대를 위한, 40대에 의한, 40대의 새로운 사이버 문화를 일으켜 보고자 합니다.”

이사장이 설명하는 ‘피플475’ 사이트 개설 배경이다. ‘낀세대’로서의 40대가 아닌 당당한 주인으로 역할하는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지난 달 말 사이트를 오픈하자마자 알리지도 않았는데 방문자가 5천여명을 넘어섰고 한 달도 채 안돼 6백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사장이 구상하는 피플475 사이트는 “컴퓨터나 인터넷을 잘 모르는 40대들이 편안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곳, 따뜻한 사람의 정이 흐르는 커뮤니티로 가꿔 나가는 것”이다. 컴맹, 넷맹인 475세대들이 자연스럽게 정보화의 흐름에 몸을 맡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되기 전, 사회의 중심부에서 그 어느 세대보다 열심히 일하던 일 중독자들인 475세대. 그러나 디지털 시대인 지금은 컴맹과 넷맹으로 낀세대, 쉰세대로 불리며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하지만 “경험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새시대의 새로운 위너가 될 수 있는 세대는 바로 475세대”라고 이사장은 주장한다.

475세대를 386세대처럼 70년대 학번이 아닌 70년대에 청춘을 보낸 사람들로 한 것은 대학을 다니지 않은 이들이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메인명을 ‘people475.com’으로 작명한 것은 컴퓨터 시대를 리드하며 벤처산업을 리드하고 있는 386세대에 밀렸다고 생각하는 컴맹·넷맹세대인 현재의 40대를 가장 쉽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피플475의 메뉴 또한 이런 원칙에 맞춰 짜여졌다. 옛 추억이나 생활 속 에피소드들을 올릴 수 있는 ‘테마가 있는 이야기’, 랩과 힙합이 판치는 TV는 물론 라디오에서도 듣기 어려워진 옛 노래 1백여곡을 담은 ‘추억의 노래’, 빛바랜 사진을 사연과 함께 띄우는 ‘추억의 사진’등이 그것이다. 컴퓨터·건강·재테크 등 주제별 ‘묻고 답하기’ 코너도 회원들 가운데 변호사, 의사, 컨설턴트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시솝으로 나서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사장은 7년 전 출판기획 사업을 시작해 한동안 재테크 잡지를 발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영미숙으로 잡지사업을 중단하고 96년부터 컴퓨터 사업으로 전환했다. IMF 극복의 일등공신 중 하나로 평가받는 PC방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장본인이 이사장인 것이다. 지금은 중소기업 등에 인터넷 전용선을 공급하는 ISP사업에 주력하며 8월경 인터넷 방송국을 설립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피플475’는 이사장의 개인적 열정에서 시작한 일종의 문화운동인 셈이다.

“475세대가 낀 세대, 컴맹세대라는 생각에서 탈피해 아직도 살 날이 너무 많은 40대들이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사이트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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