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기획TV내놔 가전 빅3에 도전

중앙일보

입력

삼성.LG.대우 등 가전 3사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TV시장에 할인점이 도전장을 냈다.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간 정면대결이 시작된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할인점 E마트는 자체브랜드(PB)의 컬러TV를 개발해 24일 시판에 들어갔다.

이마트가 '씨네마플러스' 란 브랜드로 출시한 이 TV는 14, 20, 21인치 세 종류로 각각 12만9천원, 16만원, 18만8천원 짜리다.

이는 국내 가전3사의 제품보다 20~30%까지 싼 수준이다.

이 제품은 일본 후지.히타치사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수출하는 현우 맥플러스가 생산한 것을 이마트가 자체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것이다.

이 TV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이마트가 삼성전자.LG전자의 20인치 TV를 판매하는 가격은 각각 23만2천원, 23만5천원인데 비해 씨네마플러스는 16만원으로 30% 정도 싸다.

기능도 영국 프리스티만구디사에서 디자인한 데다 1백~2백40V의 프리볼트, 영문 캡션기능까지 갖춰 가전3사 제품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고 이마트 관계자는 말했다.

이마트 측은 "지난주부터 신문 전단에 광고한 결과 4일동안 4백50여대가 예약돼 가전3사 제품의 판매량을 넘어서고 있다" 라며 "가정용.학습용TV뿐 아니라 호텔 등에 대량 납품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올 하반기에만 소형 TV시장의 50%를 점유하는 게 목표다. 이어 29인치 대형TV도 내놓을 계획이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이마트의 자체브랜드 TV출시가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처럼 공산품을 자체브랜드로 대량 제작해 가격을 낮추는 식과 마찬가지" 라며 "가전제품 가격경쟁의 시발점이 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이마트 가전담당 박종선(36)과장은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 제품을 전국 유통망을 갖춘 할인점에서 자체브랜드로 판매하면 양측 모두에 득이 될 뿐 아니라 소형 TV시장에 가격인하 바람을 불러와 소비자에게도 이익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다만 출장 서비스가 불가능해 소비자가 이마트 매장에 제품을 직접 가져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할인점의 자체브랜드 상품은 우유 등 식품류에서 출발해 세제.비디오테이프 등 공산품까지 모두 1백여 종류가 있으나 TV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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