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1년 11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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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이승엽(35·전 오릭스)은 오고, 이대호(29·전 롯데)는 가고.

 이승엽은 5일 서울 삼성동 삼성 서울사무소에서 김인 삼성 사장과 만나 1년 총액 11억원(연봉 8억원+옵션 3억원)에 계약했다. 이승엽의 복귀는 2003시즌을 마치고 일본으로 떠난 뒤 8년 만의 일이다. 1년 총액 11억원은 일본 진출 전 해인 2003년 6억3000만원보다 4억7000만원 오른 액수다. 이승엽 이후 한국프로야구를 호령한 이대호는 오릭스와 계약하며 일본에 진출했다. 오릭스는 5일 이대호와 2년 총액 7억 엔(약 105억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본에 진출했던 국내 선수로는 2004년 이승엽(2년 5억 엔·지바롯데), 2009년 김태균(3년 7억 엔·지바롯데)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대우다.

 이승엽은 1995년 삼성에 입단, 아홉 시즌 동안 타율 3할5리·324홈런·948타점을 기록한 뒤 자유계약(FA) 선수로 일본에 진출했다. 지바롯데와 요미우리, 오릭스를 거치면서 타율 2할5푼7리·159홈런·439타점을 기록했다.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승엽은 “일본 진출 당시에는 아쉬움에 눈물의 기자회견을 했다면 오늘은 웃으며 복귀 기자회견을 한다. 내 야구를 하고 싶어 일사천리로 계약을 마쳤다. 다시 못 올 줄 알았는데 컴백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라며 웃었다. 이어 “돌아와 잘할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망신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것을 보완해 팬들이 ‘잘 돌아왔다’고 생각하게 하겠다. 류중일 감독님이 한국시리즈 다섯 번째 우승을 이루고 싶다고 했는데 힘을 보태 우승 멤버로 남길 희망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승엽이 합류하면서 삼성은 공격력을 보강하게 됐다. 올 시즌 삼성은 팀평균자책점 1위(3.35)를 차지한 반면 팀타율은 6위(0.258)에 그쳤다. 우승의 기쁨 뒤에는 공격력이 약하다는 고민도 있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승엽이 오면서 중심타선이 강해졌다. 내년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반겼다.

 이승엽이 “현재 한국 최고 타자”라고 인정한 이대호는 6일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오카다 아키노부 오릭스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입단 기자회견을 연다. 이대호는 2001년 롯데에서 프로 데뷔한 뒤 열한 시즌 동안 타율 3할9리·225홈런·809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타격 7관왕을 차지한 데 이어 올 시즌도 3관왕에 오르며 파워와 정교함을 모두 갖춘 타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부산에서 개인훈련 중인 이대호는 “도망 오듯 국내로 돌아오지 않고 더 잘해서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일본 스포츠전문지인 스포츠닛폰은 이대호가 2008년도 이후 4년 만에 A클래스(리그 3위 이내) 복귀를 목표로 하는 오릭스에 비장의 카드가 될 것이라고 현지의 기대감을 전했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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