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군의원 대부분, 지역현안은 국회의원 뜻 따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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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부산시 구·군 의회 의원 중 절반 이상이 자신이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예속돼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성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는 부산시내 16개 구·군 기초의원 총 182명 중 172명에게 서면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지역구 국회의원과의 예속성’을 묻는 질문에 구·군의원 중 57%가 ‘그렇다’ 혹은 ‘매우 그렇다’고 인정했다. 이를 부정하는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19.5%에 불과했다.

 ‘지역 현안에 관해 국회의원의 의견을 따르느냐’는 질문에는 ‘따른다’는 응답이 55%, ‘따르지 않는다’는 응답이 10%로 나타났다. 이는 부산시 구·군의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국회의원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나타낸다.

 또, 절반 이상의 구·군의원은 국회의원이나 중앙당 간부가 지역을 방문하거나 지역구 행사에 참여할 때 동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자리는 구·군의원이 국회의원과 중앙당으로부터 현안에 대한 협조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기초의회가 중앙정치에 예속돼 독립성을 갖지 못하는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특히 기초의원들은 중앙당과 국회의원으로부터 벗어나 독립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현재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의 보좌역이라는 모순된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군의원 중 68.4%가 기초의회가 정당으로부터 독립돼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41.5%의 기초의원은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역할이 자신들의 몫이라는 응답했기 때문이다.

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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