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여검사 사건’판사에도 금품 제공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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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벤츠 여검사’ 의혹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최모(49) 변호사가 부산지법의 한 부장판사에게 ‘카드깡’ 형식으로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이 같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최 변호사를 1, 2일 소환한 데 이어 이르면 3일 그로부터 벤츠 등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모(36·여) 전 검사를 소환할 예정이다.

 2일 이창재(47·사법연수원 19기) 특임검사팀은 최근 최 변호사의 육성이 녹음된 녹취테이프를 확보해 진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테이프에는 “부산지법 모 부장판사에게 카드깡 형식으로 식사비용 등을 대줬다. 그가 식사를 하고 자신의 카드로 계산을 하면 내가 그만큼의 현금을 주는 방식이다”는 내용의 최 변호사 발언이 녹음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전 검사에게 부산 해운대의 고급 아파트를 줬고, 신용카드도 제공했다”는 발언도 들어 있다. 이 테이프는 지난 5~7월 이 사건의 진정인 이모(40)씨가 최 변호사 몰래 차와 집 등에서 녹음한 것으로 보인다.

 특임검사팀은 또 지난해 10~11월 이 전 검사가 창원지검 한 검사에게 전화해 최모(49) 변호사가 고소한 사건을 빨리 처리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내용도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이 전 검사는 이 무렵 최씨에게 “○○○ 검사에게 말해 뒀으니 그렇게 알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500만원대 명품 핸드백 구입대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위성욱·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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