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오픈] 우즈 최연소 그랜드 슬램 예약

중앙일보

입력

누가 타이거 우즈의 '새천년 골프 황제' 등극을 막을 것인가.

그가 가는 길에 오르지 못할 봉우리는 없고 깨지지 않는 기록이란 없다.

1997년 마스터스, 99년 PGA챔피언십, 2000년 6월 US오픈에 이어 우즈의 브리티시 오픈 정상 정복이 눈앞에 보인다.

우즈는 2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파72)에서 벌어진 3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추가, 합계 16언더파 2백타로 단독 선두를 달렸다.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는 데이비드 듀발.토마스 비욘과는 무려 6타차.

24년 7개월(1970년 12월 30일생)의 우즈는 4라운드에서 이변이 없는 한 66년 잭 니클로스가 26년 6개월의 나이에 세운 최연소 그랜드 슬램 달성 기록을 1년 이상 경신하게 된다. 96년 8월 프로무대에 데뷔한지 4년만이다.

지금까지 메이저대회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35년 진 사라센, 53년 벤 호건, 65년 게리 플레이어, 66년 니클로스 등 4명에 불과하다.

우즈는 3라운드에서도 드라이버 평균거리 3백18.5야드의 장타를 뽐내며 2위 그룹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강력한 파워 스윙을 주무기로 웬만한 파4홀을 파3홀처럼 여기는 듯했다.

3백야드가 넘는 드라이버 샷으로 볼을 그린 주변에 안착시킨 뒤 정교한 퍼팅으로 버디를 잡았다. 특히 9번홀(3백52야드)은 3라운드 내내 버디로 마무리지었다.

우즈는 2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메이저대회 무(無)보기 행진을 63홀에서 멈췄다.

그러나 곧바로 3번홀에서 버디로 만회한 뒤 8, 9, 12, 13, 14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추가했다.

마의 17번홀에서 다시 3퍼팅으로 보기를 범했지만 18번홀에서 4.5m의 버디 퍼팅을 성공시켜 2위 그룹의 기를 꺾었다.

그는 90년 닉 팔도가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세웠던 최저타 우승기록(18언더파)에 2타만을 남기고 있어 또 하나의 기록 작성이 유력시된다.

한편 2라운드까지 공동 15위에 처졌던 세계 랭킹 2위 듀발은 6언더파의 데일리 베스트를 기록하며 공동 2위로 뛰어 올라 마지막 4라운드에서 우즈와 같은 조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넘버 1' 과 '넘버 2' 가 메이저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맞붙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라운드까지 선두권을 위협했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1오버파로 부진, 공동 13위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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