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같았던 부.컴의 탄생-소멸 2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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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4월: 말름스텐, 레안더, 헤델린은 인터넷 업계 투자 동향을 살피러 맨해튼으로 향했다. 그들은 센트럴 파크의 카페에서 칵테일을 마시며 최첨단 감각의 글로벌 인터넷 패션 유통업의 사업 구상을 설계했다.

1999년 2월: JP 모건이 베르나르 아르노, 베네통 일가 등으로부터 1천2백만 달러를 유치해 제공했다.

1999년 5월: 보그誌에 부.컴의 이야기가 실린 후 인기가 올랐다. 그러나 기술적인 문제로 출범이 연기됐다.

1999년 7월: 부.컴의 기술자들은 시스템 통합 및 데이터베이스 오류 수정으로 정신없이 여름을 보냈지만 결국 막대한 비용을 들여 컨설턴트들을 불러들여야 했다. 사이트 자체와 캐릭터 미스 부에 대한 끊임없는 수정보완 작업은 별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레안더는 완벽을 고집했다.

1999년 9월: 새롭게 1천5백만 달러를 끌어들여 총 7천6백50만 달러의 투자액을 유치한 부.컴의 평가액은 사업 시작 전부터 이미 3억9천만 달러로 치솟았다.

1999년 11월: 웹사이트가 드디어 출범했다. 그러나 3차원 그래픽 기술은 대다수 컴퓨터가 감당하기엔 벅찰 정도로 너무 복잡했다. 언론이 등을 돌리면서 투자가 위축됐다.

1999년 12월: JP 모건의 조언에 따라 투자자들은 2차 자금 지원에 재정·주주 접촉 업무에서 헤델린이 손을 뗄 것과 비용 통제 등을 포함한 조건을 내걸었다.

2000년 1월: 4백20명의 직원들 중 1백30명을 해고했다. 계절 마무리 세일이 제살 깎기식 할인으로 비치면서 언론 보도는 더욱 부정적이 됐다.

2000년 2월: 아디다스에서 신망 높은 CFO를 영입했지만 그는 약속 불이행과 회사 재정난을 이유로 두 달만에 사표를 던졌다.

2000년 4월: 나스닥 주가가 폭락하고 다른 유럽 인터넷 기업의 주식상장 결과가 신통치 않자 부.컴의 평가액도 떨어졌다. JP 모건도 금융자문역에서 물러났다.

2000년 5월: 추가 자본유치에 실패한 말름스텐은 부.컴의 청산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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