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대수사선

중앙일보

입력

줄거리

살인, 절도, 납치... 사상 최악의 3일,
수사망을 좁혀라! 모든 해답은 현장에 있다!

1st day :
이른 아침 완강 경찰서 관할의 강에서 변사체가 떠오른다. 부검을 하던 도중 사체의 위 속에서 곰인형이 발견된다. 단순한 익사사건이 아닌 엽기적인 살인사건임이 드러나고 아오시마를 비롯한 동료형사들을 긴장시킨다. 뒤이어 경찰서 내에서 도난 사건이라는 수치스러운 일이 발생하고 젊고 영민한 여형사 스미레는 의욕적으로 수사에 뛰어든다. 두 사건으로 혼란스러운 경찰서에 갑자기 수사대가 들이닥치고 경시청 부국장이 납치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 관할 형사들을 완전히 배제한 채 단독수사를 펴나갈 것을 지시한 경시청 본부는 완강 경찰서에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한다. 같은날 저녁 부국장 집에 납치범으로부터 몸값 1억엔을 요구하는 전화가 걸려온다. 수사팀은 범인의 발신지를 추적하지만 실패로 돌아가 단서조차 잡지못한다. 이처럼 하루사이에 살인, 절도, 납치 세 사건이 발생하자 완강 경찰서는 초비상사태에 돌입한다.

2nd day :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피해자가 자주 채팅하던 인터넷 가상 살인 사이트의 운영자가 지목되면서 수사는 활기를 띤다. 절도범을 찾는데 전념하던 스미레는 '제복'을 입으면 경찰서 출입이 자유롭다는 것을 추론해 내고, 아오시마의 도움으로 용의자 범위를 점차 좁혀나간다. 한편, 현장에서 범인을 검거할 계획을 세운 특별수사팀은 납치범이 요구한 현금 1억엔을 준비한 뒤 약속 장소에 수백명의 사복 경찰을 배치시킨다. 그러나 범인은 수사망을 감지한 듯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은채 유유히 사라져버린다. 범인 검거에 실패한 특별수사본부의 책임자 무로이는 현장의 중요성을 무시한 채 탁상공론에만 급급한 본부의 명령과 지시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3rd day :
경찰서 로비에 수수께끼같은 한 여인이 찾아와 살인범을 자처하면서 자살극을 벌인다. 상황은 급박하게 전개되고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아오시마는 침착한 대응과 빠른 판단력으로 범인을 체포하는데 공헌한다. 그리고 같은 현장에 제복을 입고 있던 절도용의자까지 발견, 이제까지의 도난품들을 회수하는데 성공한다. 살인과 절도 사건은 해결되었지만 납치 사건은 점차 미궁속으로 빠져든다. 사건해결에 진전이 없자 특별수사본부는 비밀수사 방침을 철회하고 모든 언론에 사건을 공개하기에 이른다. 마침내 대대적인 공개수사가 벌어지고 아오시마 역시 수사에 투입되는데...

리뷰

국내에 첫선을 보이는 일본형 블록버스터

국내에 첫선을 보이는 일본형 블록버스터로 꼽힌다. 일본에서 개봉후 롱런행진을 계속하면서 1억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흥행수익을 올린 작품이다.

일본의 인기장르 중 하나인 형사수사물. 그러나 민첩하고 날쌘 민완형사들의 액션을 기대했다면 실망이 앞설 수도 있다. 경찰답지 않은 경찰들의 인간적인 애환이 코믹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강 한가운데 떠 있는 익사체를 사이에 두고 '반대쪽으로 흘러가면 옆 경찰서 관할이 될 것'이라는 경찰들의 넋두리부터가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일반적인 상상을 뛰어넘는 이런 경찰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해 사흘간에 걸쳐 잇따라 터지는 살인, 납치, 절도 등 세 가지 사건의 수사망을 좁혀가는 이야기다.

살인사건 수사를 맡은 완간경찰서 강력계 형사팀인 아오시마(오다 유지)와 여형사 스미레(후카츠 에리) 등이 변사체 위속에서 곰인형이 발견돼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서내에서 도난사건이 뒤따른데 이어 경시청 부국장마저 납치돼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되는 등 온통 경황이 없다.

이런 가운데 순조롭게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는 전형적인 경찰관료 무로이(야나기바 토시로)가 이 특별수사본부의 책임자로 내려와 현장상황을 무시하는 윗선과 갈등을 거듭한다. 샐러리맨에서 경찰로 전직한 청년 아오시마와 일류대 출신이 득세하는 경찰조직내에서 지방대출신이란 핸디캡을 안고 있는 무로이가 서로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우정을 나누는 것으로 그려져 있다.

이런 상황설정은 일본경찰 사회에 팽배해 있는 무사 안일주의와 엘리트 중심주의에 대한 비웃음이자 비판에 다름 아니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특별수사본부의 명칭을 정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경찰간부, 예산절감을 이유로 수사비로 쓴 영수증이 너무 많다며 타령을 늘어놓는 간부들에 대한 묘사도 이와 맥을 같이하는 대목.

아오시마 역의 오다 유지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두루 누비고 있는 일본최고의 톱스타. 후카츠 에리 역시 1989년 〈만월의 구치즈케〉로 로마 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연기파다. 독특한 유머와 휴머니즘을 선보이고 있는 모토히로 가츠유키가 연출을 맡았다.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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