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윤보선 전 대통령 평전 출판기념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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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둔포면 신항리에 있는 윤보선 전 대통령 생가. [중앙포토]

대한민국 제4대 대통령을 지낸 해위(海葦) 윤보선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진행 되고 있는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의 생애를 담은 『해위 윤보선: 생애와 사상』(김명구 지음) 출판 기념회가 열렸으나 참석자들이 적어 아쉬움을 남겼다.

 22일 아산시청 시민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서울에서 내려 온 ㈔해위 윤보선 대통령 기념사업회(이사장 김성수)관계자 30여명과 윤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음봉면 동천리 주민, 공무원 등 50여 명만이 지켜보는 가운데 초라한 모습으로 진행됐다.

 기념식이 시작될 때 만 해도 100여 명이 자리를 채웠으나 행사 중간에 자리를 뜨는 사람이 많아 저자 김명구 박사의 인사말이 진행될 때는 불과 50여 명만 남아 시민홀이 썰렁했다.

 윤 전 대통령의 평전 출판회에는 윤 전 대통령의 장남 윤상구 박사와 발문을 쓴 김학준 단국대 이사장, 윤협섭 전 교육부장관 등이 참여해 근대사를 증언했으나 정작 듣는 이는 많지 않았다.

 이번 출판 기념회는 이에 앞서 1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아산에서 태어났고 사후에 고향에 묻힌 연고로 아산시와 협의를 거쳐 아산시청에서도 열리게 됐다. 그러나 아산시의 홍보와 시민들의 관심부족으로 저자와 유족, 애써 찾은 참석자들을 당황케 했다.

윤보선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 [중앙포토]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주민은 “아산이 윤 전 대통령의 출생지라는 자부심이 있어서 애써 시간을 내 참석했는데 객석이 너무 썰렁해 놀랐다. 서울에서 온 유족과 기념 사업회 측에 민망해서 낯을 들 수가 없을 정도였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수능시험을 끝낸 학생들이라도 동원해 아산이 낳은 전 대통령의 생애를 되새기는 계기를 만들었다면 좋은 역사 교육의 현장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소홀한 행사 준비를 지적 했다.

 저자인 김명구 교수는 평전을 통해 “해위 선생의 출생이 아산이고, 별세해서는 국립묘지가 아닌 아산의 선영으로 돌아 온 것은 윤전대통령의 ‘회귀정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 교수는 또 “아산에서 출발(탄생)해 대한민국 근대사를 이끌고 아산으로 돌아온 ‘회귀정신’을 아산사람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며, 역사적 거인을 낳은 아산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윤형섭 전 교육부 장관은 강연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을 ‘뿌리 깊은 나무’라고 비유하며 “개화와 민주화의 기질은 오랜 시간 동안 선진 문물의 창구인 아산의 기질로부터 나왔다”고 말하면서 아산의 근대 역사를 높이 평가 했다.

 윤 전 대통령의 평전에는 윤 전 대통령이 민주화 운동에 기여한 점을 평가하고, 윤 전 대통령이 주장한 자유민주주의 내용도 담았다.

 윤 전 대통령은 아산 둔포면 신항리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생가(중요민속자료 제196호)가 보존돼 있으며 매년 5000여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묘소는 음봉면 동천리에 있고 2007년부터 마을 사람들이 주축이 돼 추모식을 열고 있다.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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