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내 한-멕시코 투자보장 협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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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졌지만 멕시코의 대외 경제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멕시코시티에서 10일(현지시간) 한국기자들과 선거 이후 처음으로 만난 에르미니오 블란코 멕시코 통상산업개발부 장관의 첫마디다.

블란코 장관은 세디요 현 대통령이 취임한 1994년 12월 입각한 후 지금까지 멕시코의 통상정책을 주도해 왔다. 그는 폭스 대통령 당선자가 개방정책을 계속 펼 것으로 내다봤다.

블란코 장관은 특히 "지금까지 28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결과 투자가 급격히 늘고, 1백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났다" 면서 "자유무역협정은 국제적인 조약이므로 멕시코는 이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수주일 후 한국과 투자보장협정을 맺을 계획" 이라면서 "한국의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멕시코에 진출해 부품산업 육성에 기여해줄 것을 기대한다" 고 덧붙였다.

- 오는 12월 폭스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하면 통상정책이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나.

"그는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을 줄곧 지지해왔다.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미국과의 교역 범위를 상품이나 서비스 중심에서 인력으로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자유무역협정을 근간으로 하는 대외 개방정책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 그동안 자유무역협정 덕분에 수출이 급격히 늘었고, 멕시코가 투자적격지로 인정받았다. 한국의 대기업들도 자유무역협정 혜택을 받기 위해 멕시코에 많이 진출했다."

- 94년 자유무역협정 발효 이후 멕시코의 중소기업이 피해를 많이 봤다는 평가가 있는데.

"멕시코의 중소기업은 대부분 노동집약형이었기 때문에 미국 기업의 진출로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현지의 경제전문가들은 멕시코가 자유무역협정 추진 과정에서 중소기업 육성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만큼 새 정부는 중기 지원책을 많이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면 어떤 이점이 있을 것으로 보나.

"과거엔 강대국이 되기 위해선 지하자원이 반드시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국민의 질(質)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은 천연자원이 부족하지만 훌륭한 인적자원을 갖고 있다. 또 교역 강국인 일본.중국이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것도 큰 이점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지난해 멕시코와의 교역에서 17억달러의 흑자를 냈으며, 올해도 20억달러 안팎의 흑자가 예상된다.)

- 멕시코의 투자 유망산업을 꼽는다면.

"우선 전자산업을 꼽을 수 있다. 그 다음은 자동차.섬유.농수산물 가공.백색가전 등의 순이다."

멕시코시티〓박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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