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풍부한 돈이 주가 뒷받침'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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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주가를 밀어올리는 이른바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난주 은행.증권주의 상승에 이어 주말에 건설주가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소위 트로이카 주식의 빠른 순환매를 이같은 장세의 전조로 간주하기도 한다.

최근 국고채(3년물)와 통안증권(1년물)의 금리가 7%대로 떨어지고, 미약하지만 투신사로 돈이 되돌아오고 있는 현상을 감안하면 이같은 기대가 허황된 것은 아닌 것 같다.

종합주가지수가 2백일 이동평균선 위로 올라가고 60일 이동평균선이 상승세로 반전한 것도 좋은 신호다.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예상 외로 강한 것 역시 개인들의 투자심리를 다독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 시장은 고용지표가 경기둔화 신호를 보내준 것을 계기로 급속도로 안정되고 있다.

오는 14일 발표될 도매물가지수를 봐야겠지만 지금으로선 미국 중앙은행이 다음달 22일에는 금리를 소폭(0.25%) 올리거나 아예 올리지 않고 올해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장관계자들은 이런 점들을 감안해 유동성 장세를 이끌 종목으로 금융주와 건설주를 꼽는 한편 저가 대형주나 낙폭이 컸던 중소형주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전망은 전문가군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지난 주 갑작스럽게 나온 반도체 경기논쟁도 그런 범주에 속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년 하반기까지 반도체 경기가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지만 살로먼스미스바니 등 일부 외국기관들이 내년 상반기부터 둔화될 수도 있다는 보고서를 낸 것이다.

반도체 경기가 꺾일 경우 삼성전자.현대전자 등 반도체 메이커 뿐 아니라 국내 경제 전반에도 상당한 충격이 올 수 있다.

앞으로 장세가 실적위주로 전개될 것이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최근 들어 국내시장이 미 증시의 지수보다는 개별종목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주말 퀄컴의 주가가 급락한 것이나 포항제철(-3.14%).한국전력(-2.99%).미래산업(-7.30%)등 국내 기업의 해외 DR가 하락한 것을 고려해야 할 필요도 있다.

다음 주에 발표될 야후.바이오젠.아리바.모토로라 등 미국 증시의 대형 첨단기업들의 실적발표도 눈여겨 봐야 한다.

최근 코스닥시장에선 CJ39쇼핑.LG홈쇼핑.국민카드.아시아나항공 등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들이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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