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풍’ 태풍인가 미풍인가 … 서울대 ‘정외포럼’ 엇갈린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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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세균 교수(左), 김근식 교수(右)

지난 15일 서울대에서 열린 제2회 ‘정외(政外)포럼’의 화두는 ‘안철수 현상’이었다. 정외포럼은 올해 서울대 정치학과와 외교학과가 정치외교학부로 통합되면서 마련한 논의의 장이다. 이날 공식 주제는 ‘야권 개편의 현황과 전망’이었지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등장이 근본적인 변화인지, 아니면 지나가는 바람인지에 대한 토론이 주를 이뤘다.

 이 학부 김세균 교수는 “안철수 현상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20~30대의 불신을 반영한 결과”라며 “역동적인 비(非)정당적 정치요소로 기존 정당정치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원택 교수는 “야당의 실책으로 인한 일종의 바람”이라고 봤다. 강 교수는 “안철수 지지자의 60% 이상이 민주당 지지자”라며 “민주당이 반MB(이명박 대통령) 정서에 있어 매력적인 대안이 아니기 때문에 안 원장이 주목받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토론자들은 대체로 안 원장이 내년 대선에서 하나의 대안이 될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졌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훈련이 필요한데 연예인처럼 일시적 인지도를 기반으로 정치권력이 흔들리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사례를 들며 “식당을 새로 차린다고 밥맛이 좋은 건 아니다”며 “기존 식당을 고쳐야지 새 식당만 찾는 건 식당 혐오를 낳을 뿐”이라고 했다.

 강 교수도 “안 원장은 정치권 변화의 상징일 뿐 개인의 인물 지지도는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0일 아산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다른 잠재적 대선후보까지 포함시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박근혜 지지자는 30.7%, 안철수 지지자는 19.7%였다”며 “안 원장은 야권통합을 통해 양자대결 구도로 갈 때만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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