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달러 짜리 PC 東南亞지역에 본격 공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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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장은 서울대 신경공학과 재학 시절 접한 컴퓨터에 매료된 후 유닉스를 기반으로 한 사설게시판(BBS)을 만들어 시삽을 지내기도 했다. 당시에는 개인적으로 게시판을 만들어 운영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으므로 당연히 언론의 관심을 끌었고 그것을 계기로 조선일보 기자로 입사하게 됐다.

아시아 7개국 우선 공략

“오만하지 않은 자신감이 가장 중요합니다.”
피씨뱅크앤닷컴(주)(http://www. pcbankn.com) 김형모 사장(40)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으로 가족과 함께 자신감을 꼽았다. 자신감은 책임감에서 비롯되며 아무리 어려워도 그 책임감을 끈기 있게 붙들고 있는 것이 한 기업을 대표하는 사장의 중요한 자질이라고 강조한다.

피씨뱅크앤닷컴(주)는 최근 동남아 지역에 한국적인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을 수출키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기업. 대만의 산업은행인 CDIB가 40%, 한국측 파트너가 40%, 피씨뱅크앤닷컴이 20%씩 출자해 총 3천5백만달러의 자본금으로 ‘IT뱅크’라는 조인트 벤처를 설립, 동남아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한국측 파트너는 삼성물산이 유력하다.

피씨뱅크앤닷컴은 우선 대만, 싱가폴,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당 5백달러 이하의 인터넷 PC를 본격 공급할 예정이다. 이들 지역은 컴퓨터 보급률은 낮지만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는 인구 중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이라는 게 김사장의 설명이다.

“이들 지역에 인터넷 PC를 공급한 후 그에 따른 광고 등이 증가하면 본격적으로 응용 소프트웨어를 공급할 겁니다. ASP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죠. 내부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지면 B2B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겁니다. 결제수단이나 물류시설 등 사회간접자본은 상대적으로 인터넷보다 발달속도가 늦으므로 B2C는 차후 생각하기로 했어요.”

이들 국가를 기반으로 전 아시아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게 김사장의 원대한 포부다.

김사장의 인터넷 기반 사업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싹터 왔다. 김사장은 원래 기자 출신이다. 서울대학교 신경공학과 재학 시절 접한 컴퓨터에 매료된 후 유닉스를 기반으로 한 사설게시판(BBS)을 만들어 시삽을 지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컴퓨터를 이용한 통신의 매력에 서서히 빠져들게 된 것. 당시에는 개인적으로 게시판을 만들어 운영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으므로 당연히 언론의 관심을 끌었고 그것을 계기로 김사장은 조선일보에 기자로 입사하게 됐다.

“주로 위성방송이나 인터넷 등 뉴미디어 분야를 맡아 일했습니다. 디지털 조선일보가 만들어지면서부터는 자연스럽게 그쪽에서 일을 하게 됐죠. 그러던 중 대만산업은행 총재 앞에서 하이테크 산업에 대해 브리핑할 기회를 갖게 됐는데 그것이 지금의 저를 있게 만든 사건입니다.”

그 후 김사장은 대만의 7대 지주회사 중 하나인 CIH(Centeral Investment Holdings company)에서 IT사업 본부장을 맡게 된다. 지난 해 12월 CHI가 40%의 지분을 갖고 있는 PC뱅크의 사장으로 부임했다. 부임 후 김사장은 피씨뱅크앤닷컴으로 회사 이름도 바꾸고 또 사업영역도 확장시켰다. 값싼 대만산 인터넷 PC를 국내에 공급하는 것뿐 아니라 인터넷 뱅킹 S/W 개발, 인터넷 사업, IT무역 등도 하게 된 것이다. 올해 연간 매출액을 2천억원으로 잡을 만큼 현재 전 분야의 사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직원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제가 사업을 하는 이유입니다.”

직원들의 행복에서 사업하는 보람을 느낀다는 김사장. 충만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동남아 시장뿐 아니라 전 아시아 시장을 석권하는 그날까지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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