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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정보 알려 청년 취업난 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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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김종현
㈜위세아이텍 대표이사

20년 넘게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유능한 인력을 구하느라 애를 먹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우리의 대학 진학률은 1990년 33.2%에서 2009년 81.9%로 급속히 증가했다. 세계 최고의 진학률이다. 이렇게 높은 대학 진학률로 양산된 청년 취업 지원자는 대개 대기업 취업을 선호하지만, 300인 이상 대기업의 고용은 정체 상태다. 양적으로도 전체 고용의 11.3%에 불과하다. 현실적으로 국내 고용은 주로 중소기업이 떠맡고 있다. 전체 고용의 88.7%다. 그러나 중소기업엔 유능한 취업 지원자가 매우 적은 반면, 적은 고용을 유지하는 대기업 취업 지원자는 넘친다. 취업 미스매치(mismatch) 현상이다. 이것이 국가적인 취업난의 핵심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청년층에게 무턱대고 “대기업 말고 중소기업을 지망하라”고 권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2010년 통계로 중소기업의 규모별 고용비중을 살펴 보면 5인 미만 사업체는 18.8%, 5인 이상 30인 미만 사업체는 39.6%, 3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체는 30.2%다. 청년층에게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을 지원하라고 하면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사회보험도 제대로 제공 못하는 작은 사업체들을 떠올리며 불쾌해할 것이다. 결국 청년층 스스로 취업에 매력을 느낄 만한 우수 중소기업이 많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 이들 기업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길밖에 없다.

 2009년 대한상공회의소가 취업준비생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는 이유’로 ‘고용불안’(42%)이 1위를 차지했다. 2위가 ‘낮은 임금’(24.4%)이고 3위가 ‘비전 불투명’(17%)이었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고용불안’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려면 해당 중소기업이 얼마나 고용을 늘리고 있는지, 고용된 사람들이 얼마나 이직하지 않고 남아있는지를 보여주면 된다. 이 두 가지는 동시에 우수 중소기업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아도 된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발표한 ‘중소기업 취업 준비 애로사항’ 자료를 보면, 1위는 ‘중소기업 정보부족’(51.3%), 2위 ‘우량 중소기업 판단 어려움’(42.3%), 3위 ‘중소기업 정보 신뢰할 수 없음’(6.4%)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소기업 취업 정보를 구직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은 구직자 입장에서 볼 때 ‘대기업과 비교하는 방식’이 가장 의미가 있다. 업종에 따른 차이를 감안하여 동종 대기업과 차이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어 특정 중소기업이 어느 정도 우수한지 평가하면 된다.

 대한 진학률은 1990년에 비해 2.5배로 늘어나는 사이 대졸 취업준비생에 대한 취업 안내 서비스는 거의 개선되지 않아왔다. 청년층이 중소기업에 지원하게 하려면 신뢰도가 높고 취업지원자 개개인에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취업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청년 취업지원자들에게 우수 중소기업을 당당하게 추천할 수 있다.

김종현 ㈜위세아이텍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