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미국식 종업원 지주제도 도입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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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의 퇴직 적립금으로 펀드를 설립, 운영 실적에 따라 퇴직금을 주는 미국식 성과배분제도인 ESOP(종업원지주제도)의 도입이 추진된다.

또 부분 보증되는 회사채나 자산담보부증권(ABS)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정부는 보증재원을 확충해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 장관은 26일 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정기국회에서 ESOP의 시행을 위한 입법 조치를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ESOP는 회사가 종업원의 퇴직 적립금으로 펀드를 만들고 투신사가 운용을 맡아 그 실적에 따라 종업원의 퇴직시 퇴직금을 배당하는 것"이라며 "펀드는 그 회사의 자사주를 주로 매입해 운용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의 영업실적이 뛰어나면 자사주의 가치도 올라가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내고 종업원은 그만큼 성과를 배분받기 때문에 노동 생산성도 높아진다"며 "주식의 20%를 종업원에게 할당하도록 한 현행 종업원지주제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그러나 펀드의 수익률이 낮아 퇴직금이 법정 퇴직금보다 적을 경우 법정 퇴직금을 주도록 한 근로기준법과 배치되기 때문에 두 제도를 동시에 운영하며 종업원에게 한 가지를 선택하도록 할 지, 아니면 법정 퇴직금을 무조건 보장해줄지는 검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종업원에게 ESOP와 법정퇴직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하며 펀드가 손해를 보면 종업원이 감수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노사의 이해 관계가 대립할 수 있기때문에 실제 시행을 위해서는 노사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재경부는 개인 투자자가 가입하는 일반 공.사채형 펀드가 부분 보증되는 회사채나 ABS를 쉽게 편입할 수 있도록 현재 5천억원인 회사채 보증재원을 확충해 보증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5천억원의 보증재원이 기관투자가가 투자하는 10조원 규모의 채권형 투자펀드에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에게도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보증재원의 확충 규모는 앞으로 수요를 봐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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