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계에 130년만에 나폴레옹 출현

중앙일보

입력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이후 1백30년만에 처음으로 프랑스 정치무대에 나폴레옹이라는 이름이 등장했다고 AFP통신이 20일 보도했다.

나폴레옹가의 후손인 찰스 프린스 나폴레옹이 그의 조상의 고향인 프랑스 아자씨오시의 시장 선거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는 것이다.

올해 50세의 프린스는 보나파르트의 형인 제롬 나폴레옹의 고손자. 그는 내년 3월의 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나갈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부정부패와 연고주의에 찌든 기존 정당들을 대체할 정치인은 자신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프린스는 "선거에 도움이 될지, 해가 될지는 모르지만 내 이름은 전국적으로 평판이 나 있는 상태 "라면서 "많은 사람들이 내게 뭔가를 해 달라고 요구해 출마를 결심했다" 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민주주의자이자 공화주의자로 소개했다.
그는 보나파르트의 생애 중 초기 경력에서 영감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즉 보나파르트가 말기에 탐닉했던 제국주의사상보다는 초기의 프랑스 혁명 사상에서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의 정복자인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은 1821년 세인트 헬레나 섬에서 소왕국을 통치하는 형제 자매들과 유럽 대륙의 도처에 애인이었던 공작부인들만을 남긴 채 숨졌다.

그의 사후 조카 루이 나폴레옹이 나폴레옹 3세로서 1852년부터 1870년까지 프랑스를 통치했다.
그러나 나폴레옹 가문의 사람들은 보불 전쟁이 끝나고 들어선 공화 정부에 의해 유배의 길을 걸었다.

1879년 나폴레옹 3세의 아들이 살해된 후 자연스럽게 가문의 수장 역할은 웨스트 팔리아의 왕이었던 제롬 나폴레옹의 자손들에게 맡겨졌고 프린스는 세계 2차대전 중에 레지스탕스 활동을 한 아버지를 따라 다시 프랑스로 들어왔다.

프린스는 "내 목표는 아자씨오시에 청년과 여성들의 신선한 사고방식을 접목해 생기를 불어넣고 수세기동안 코르시카를 휩싸고 있는 의존적인 사고방식을 몰아내는 것" 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조상이 연고주의에 대항해 싸울 좋은 선례를 뿌리내리지 못했다고 인정하면서 "역사는 역사고 현실 정치는 현실정치다.
두 가지를 짬뽕하기를 원치 않는다" 고 차별성을 강조했다.
나폴레옹이라는 이름이 1백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정치무대의 전면에 복귀할지 주목된다.

조강수 기자 <pinej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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