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상대투수 대럴 카일

중앙일보

입력

19일(한국 시간) 박찬호와 맞붙게될 세인트루이스의 대럴 카일(31)은 17일 현재 10승 3패로 랜디 존슨(애리조나, 11승)에 이어 내셔널리그 다승 2위를 달리고 있다.

카일은 커브에 관한한 메이저리그 최고급의 투수. 전문가들은 카일과 마이크 무시나(볼티모어)의 커브를 메이저리그 최고로 꼽고 있다.

휴스턴에서 데뷰한 카일은 계약 마지막해인 97년 19승 7패 2.57의 놀라운 성적을 올렸고, 휴스턴은 그와 재계약을 원했다. 하지만 카일은 더 많은 연봉을 제시한 콜로라도로 이적하게 된다.

사실 카일은 97년 이전까지는 93년의 15승(방어율 3.51)이 가장 좋았고, 이후 3년동안은 4점대 방어율을 기록했을 정도로 특A급의 선수는 아니었다.

게다가 휴스턴의 홈구장인 애스트로돔이 '투수들의 천국'인 것에 비해, 콜로라도의 쿠어스필드는 악명높은 '투수들의 무덤'이란 것을 감안하면 어느정도의 부진은 예상됐었다. 또 일각에서는 카일의 커브가 쿠어스필드의 희박한 대기 때문에 밋밋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쿠어스필드에서의 카일은 생각보다 더 처참했다. 2년동안 21승 30패를 기록했고 방어율은 5.83에 달했다. 커브의 위력에는 변함이 없었으나 직구가 흔들렸다. 결국 카일은 올 해가 되서야 세인트루이스의 노장우대정책에 힘입어 '투수들의 무덤'에서 벋어날 수 있었다.

시즌 개막 전, 카일은 자신과 상대했던 타자들이 커브를 버리고 철저히 직구만 승부했던 것에 주목하여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다듬는데 주력했고, 현재는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 시즌의 투구기록을 분석해 보면 일단 92이닝 동안 26개의 사사구만을 허용한 안정된 제구력이 돋보인다. 특별히 눈에 띄는 약점은 없으나 1회와 좌타자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카일은 지난 5월 12일 대 다저스 전에서 5.2이닝동안 8실점을 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최근의 상승세. 현재 카일은 3연승을 달리고 있는데, 그 세경기에서의 방어율이 1.87에 불과하다.

상승세의 두 투수 박찬호와 카일, 커브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박의 커브를 최고의 커브와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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