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장, 경영 일선 물러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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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 18일 안철수연구소의 창립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안철수 사장(右)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심경과 향후 경영 방향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김철수 신임 사장.

국내 최대 컴퓨터 보안업체인 안철수연구소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안철수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안철수연구소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 사장에 김철수 현 부사장을 선임하고 경영체제를 이사회 중심으로 전환키로 의결했다. 안 사장은 이사회 의장을 맡아 주주와 직원, 고객을 위한 선진 지배구조를 만드는 역할만 하고 경영에는 일절 간섭하지 않기로 했다.

안 사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창립 10주년을 맞이하며'라는 글에서 "CEO 자리를 넘긴 것은 끝나지 않은 공부에 대한 미련 때문"이라며 "이사회 의장 역할에 충실하되 2년 정도 대학원에 진학해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린 지난해부터 퇴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지난해 매출 315억원과 순이익 106억원을 달성, 순수 패키지 소프트웨어 업체로는 최초로 100억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안 사장은 "벤처기업이 10년간 생존할 확률은 0.1%에 불과하다"며 "안철수연구소는 투명한 이사회 중심으로 100년 넘게 생존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신임 사장은 "일본.중국.동남아 등을 발판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며 "2007년까지 매출을 1000억원대로 끌어올려 글로벌 10대 보안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연구소는 안 사장이 1995년 직원 3명과 함께 설립한 회사다. 현재 직원은 300여 명으로 늘었고 국내 보안시장의 점유율이 65%에 이른다. 다국적 기업의 공세에 맞서 자국 보안시장을 지켜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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