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홍보위해 방송에 물품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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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국기업들 사이에 자사 제품을 TV 프로나 영화 등에 소품으로 끼워 넣어 홍보하는 이른바 'PPL(프로덕트플레이스먼트)마케팅' 이 활발하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고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다고 보고 제품.장소 협찬 등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레고 코리아의 경우 SBS 일요 아침 드라마 '좋아 좋아' 에 경기도 이천 공장을 촬영 장소로 빌려주고 있다.

드라마의 배경이 완구회사 사무실이어서 협찬을 결정한 레고는 방송에 나오는 완구 소품의 80%까지 제공하고 있는데 선전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고 자평한다. 독일 자동차 메이커인 BMW의 경우 MBC '이브의 모든 것' 에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3대의 BMW 승용차를 협찬키로 했다.

이 회사는 특히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평양 방문 때 대통령이 탄 승용차를 호위하던 모터사이클이 자사 모델(BMW R100RT)로 확인되자 즉각 보도 자료까지 내는 등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외제차에 대한 거부감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방송 등에 차를 노출시키는 것은 광고 이상의 효과가 있다" 고 말했다.

아그파 코리아는 한국시장의 주력 공략 상품 중 하나인 디지털카메라와 스캐너를 최근 개봉한 영화 '동감' 에 소품으로 제공했다.

외국기업들의 PPL마케팅 경쟁은 모델 하우스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고급 빌라 모델하우스 등을 찾는 고객들은 주택 자체는 물론, 최고급 주택에 어울리는 인테리어를 살피러 온다는 점에 착안해 가구.가전제품.마감재 관련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

덴마크 산 고급 오디오 메이커인 뱅엔 올롭슨(B&O)은 고가(高價)모델하우스를 자사의 오디오제품 전시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B&O관계자는 "드라마나 모델하우스에서 협찬 요청이 쇄도해 최근엔 우리 제품이 어울릴 만한 곳을 선별해 PPL마케팅을 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밖에 스웨덴 원목 바닥재 메이커 페르고, 고급자동차 가격과 맞먹는 침대를 생산하는 네덜란드 메이커 아우핑, 독일 부엌가구업체 지메틱도 모델하우스 공략에 열심이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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