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위탁자 미수금 급증 1조원대 육박

중앙일보

입력

최근 들어 주식시장의 '위탁자 미수금' 이 크게 급증, 1조원대에 육박했다.

이는 지난 주말 개인들이 대거 주식을 외상으로 사들였으나 주가가 떨어지는, 이른바 '상투' 를 썼기 때문이다.

위탁자 미수금은 투자자가 일정 부분의 증거금만으로 외상매입한 주식들 (20%의 현금으로 최고 1백%까지 매수가능)가운데, 주가하락 등의 이유로 결제일까지 팔지를 못해 결제일 (매입후 3일)에 투자자가 현금으로 결제하든지, 아니면 증권사가 반대매매를 해야 하는 금액의 총액을 일컫는다.

주가가 며칠 동안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개인들은 주로 단기매매를 위해 증거금을 활용하는데, 거꾸로 최근처럼 주가가 갑자기 하락해버리면 매도기회가 없어 미수금 규모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아울러 미수금이 많은 종목들은 증권사가 결제일에 하한가로 반대매매를 하는 경우가 많아 관련 종목들의 주가를 2중으로 떨어뜨리는 요인도 된다.

최근의 미수금 규모는 6월 12일 9천5백43억원, 13일 8천6백51억원을 각각 기록해 올들어 미수금 규모가 가장 많았던 3월 15일 (1조1백93억원) 수준에 근접한 상태다.

물론 이 기간 중 종합지수는 6월 12일 845 포인트를 고비로 계속 급락하고 있는 상태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주말 건설주 등 남북경협주와 금융주, 그리고 민영화 테마가 뜨면서 포철.한전.한국통신 등에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으나 관련 종목들이 이번 주 들어 대거 하락한 것이 미수금 급증의 원인이 됐을 것" 이라며 "14~15일 중 반대매매가 이뤄졌고, 개인 투자자들도 몸을 사릴 것이기에 앞으로 미수금 규모는 줄어들 것" 으로 분석했다.

다시 말해 바닥세를 놓친 개인 투자자들이 종합주가지수가 800 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안정된 호황세를 보이자, 한발 늦은 정보나 판단을 근거로 뒤늦게 달려들었다가 상투를 잡았으나 곧 상황은 진정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황 팀장은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흔히 분위기에 휩싸여 미수를 발생시켰다가 매도 타이밍을 놓쳐 큰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면서 증거금을 통한 매수는 가급적 신중하게 대응할 것을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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