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아시안 유망주 (1) -최희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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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메이저리그가 선수 발굴을 위해 주목하던 곳은 도미니카, 베네주엘라, 푸에르토리코 등 중남미 국가들이었다.

그러나 박찬호와 노모의 데뷔 이후 이제는 아시아에도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좋은 선수를 발굴하기 위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이들의 관심은 대부분 투수들 쪽이었으나 컵스는 다른 팀들과는 달리 작년에 한국의 한 좌타자에게 많은 관심을 가졌고 그를 120만불에 미국으로 데려왔다. 그가 바로 작년 싱글 A 미드 웨스트 리그 1루수들 중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던 최희섭이다.

다저스의 첸친펭에 이어서 아시아 출신 타자로서는 작년에 두번째로 미국땅을 밟은 최희섭은 첸칭펜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땅에 적응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비자문제로 늦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그는 첫 17경기에서 23타점을 올리면서 빠르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즌이 끝날때까지 그는 팀 동료인 코리 패터슨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강한 타자중의 하나였다.

3할이 넘는 타율에 장타율은 6할이 넘었고 장타율과 OPS는 리그 1위였다. 특히 그는 외국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데뷔 첫해에 4할이 넘는 출루율과 아주 좋은 사사구/삼진 비율을 보여 특히 선구안에 대해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미국출신 선수들에게도 뒤지지 않은 좋은 체격과 파워를 가진 최희섭은 체격에 비해서 아주 짧은 스윙을 한다. 이게 바로 그의 파워와 정확성의 원천이다. 작년에 450 피트가 넘는 홈런을 치기도 했던 그의 파워는 잭 쿠스트와 팻 버렐 등을 제외하면 마이너에서 비교할 선수가 없다.

최희섭은 변화구는 잘 다루고 직구는 쳐서 어디로든지 보낼 수 있다. 특별히 나쁜 습관도 없고 삼진도 적은 편이다. 그리고 나이와 경험에 비해서 좋은 선구안을 가지고 있다.

다만 아직 제대로 된 변화구나 체인지업을 구경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가 변화구를 얼마나 잘 칠 수 있을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그리고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도 흠이다. 또한 다른 선수들과 달리 그는 새로운 문화적으로 적응해야 하고 한국출신이라 병역문제가 남아있다.

수비에서 그는 아직은 평균 이하이다. 18개의 에러를 범했고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 그러나 조금씩 배우고 있고 그가 계속 이런 타격을 보여준다면 누구도 그의 수비에 대해서 불평하지 않을 것이다. 도루? 단지 2개다. 그러나 누구도 맥과이어가 발이 느려서 도루를 못한다고 비난하지 않는다.

최희섭은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지난 겨울에도 고국에서 돌아가는 대신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 미국에 계속 남아서 많은 훈련과 영어 공부를 했다. 팀도 이런 그의 성실한 자세를 높이 칭찬하고 있다.

마크 그레이스 이후에 오랫동안 제대로 된 타자를 배출하지 못했던 컵스는 작년 패터슨과 최희섭의 재능을 확인한 후에 이제 이들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시카고의 언론을 포함해 많은 전문가들도 이제 최희섭이 마크 그레이스 뒤를 이을 컵스의 주전 1루수가 될 거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리글리 필드에서 뛰는 최희섭의 모습을 보는 것이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최희섭

- 시카고 커브스 1루수
- 1979년생
- 190cm, 105kg
- 좌투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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