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 녹아든 바이오테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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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 ''과하면 독이 되는'' 대표적인 물질이다. 피속에 있는 콜레스테롤치가 높아지면 고지혈증, 동맥경화, 고혈압, 담석증 등의 질환이 일어날 수 있다. 음료수에 첨가해 마시기만 하면 14%나 콜레스테롤이 저하되는 기술이 개발돼 각광받고 있다. 바로 물에 녹는 콜레스테롤 저하제 ''유콜''. 그를 탄생시킨 ''유진사이언스''를 찾아봤다.

회사연혁1997. 7 유진사이언스 창립1998. 1 콜레스테롤 저하 지용성 식품첨가물 개발1998. 3 서울대 신기술 창업지원대상 선정1998. 6 생분해성 코팅지 개발1998.12 콜레스테롤 저하 수용성 식품첨가물 개발1999. 5 기보캐피탈 및 앤젤 투자 유치2000. 3 미국 벤처캐피탈 H&Q로부터 투자유치마포에 있는 사무실에 들어선 기자를 우선 맞이한 건 고요함. 칸막이 사이로 인적은 드문드문 보일 뿐이다. 25명의 직원 중 과반수를 차지하는 연구인력들이 부천의 연구소에 있기 때문이었다.

작년에 대지를 매입하여 신축한4층짜리 건물 연구소가 바로 유진사이언스 연구원들의 보금자리. 7월 1일 정식으로 준공식을 개최할 예정이지만 그새를 기다리지 못하고 벌써 연구활동에 들어갔다.

바이오벤처도 역시 ''벤처''. 불철주야 일 많이 하는 것은 다름없다. 프로젝트 연구 기한이 임박할 때는 밤샘작업은 예사다.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일이라 그 어떤 분야의 일보다 주의력이 요구된다는 사실이 연구원들의 어깨를 한층 무겁게 한다. 그러나 그들의 피땀어린 노력이 결실을 맺어 지난해 11월 ''유콜'' 탄생을 발표할 수 있었다.

마시기만 하면 콜레스테롤 감소

유콜은 한마디로 콜레스테롤 과다증 예방·치료 기능을 갖춘 식품첨가제. 식물 속에 있는 식물성 스테롤은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며 배설을 촉진하는 등 콜레스테롤 저하에 보기드문 효과를 보이는 물질. 그렇지만 물과 기름에 녹지 않아 식품소재로의 개발이 힘들었었다.

그러나 세계각처에서 그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여 유니레버 등 다국적 기업이 식물성스테롤에 지용성유도체를 적용한, 다시 말해 기름에 녹는 제조기술을 성공시켰다. 이 기술을 적용한 마가린, 샐러드 드레싱 제품 등은 현재 미국 등지에서 시판되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자본금 : 130억원직원수 : 25명주소 :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 230-20 DBM빌딩 5층URL : www.eugene21.com(7월1일 재오픈 예정)유진사이언스의 유콜은 기름뿐 아니라 물에도 녹는 특징으로 훨씬 다양한 제품에 응용할 수 있다. 우유 혹은 주스에 첨가한 ''콜레스테롤 방지 음료수'' 는 음료수 내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것은 물론 하루동안 효력이 지속돼 그 날 섭취한 식품에 포함된 콜레스테롤도 낮춰 준다.

상품화에 따른 기술은 거의 완료된 상태. 상품마케팅에 관한 논의만 끝난다면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선보일 예정. 국내시장뿐 아니라 현지기업과 제휴를 통해서 미국, 일본 시장에 진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유진사이언스는 유콜외에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유콜 연구 중에 얻어진 콜레스테롤을 원료 의약용 스테로이드 호르몬으로 전환하는 기술은 국책사업으로 지정받아 서울대와 공동 수행 중. 내년에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면역반응을 초래하지 않고 질병 치료가 가능한 ''생체적합성 의료용 이식 장치'', 고순도 천연토코페롤 정제 기술 등이 개발 혹은 구상중인 사업들이다.

연구는 계속된다

이와 같은 연구를 이끌어오는 주역은 마흔이 채 안된 노승권 사장. 유공재직시 바이오텍 사업부 팀장을 맡아 ''팡이제로'' 등 히트 상품을 개발했었다. "탄탄한 기술력에 경영마인드와 BT산업에 대한 열정이 함께 하는 분"이라고 유진사이언스 이주환 부사장이 한마디로 소개했다.

노승권 사장 약력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 졸업KAIST 석사 취득영국 Durham Univ. Bio-Technology 석사 취득유공연구소 선임 연구원, 유공 바이오텍 사업팀장현 유진사이언스 대표이사유공에서 나온 노사장은 97년 유진사이언스를 설립, 14평 오피스텔을 실험실 삼아 개발한 여러가지 상품의 판매 수익으로 ''유콜'' 프로젝트의 발판을 다져갔다. 오늘의 어려움을 참아내어 값진 열매를 맺어야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유콜이 뛰어난 신기술로 인정받고 미국 H&Q 등 국내외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유치받은 지금. 이제는 유콜이 미래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기반으로 자리잡을 차례다.

유진사이언스의 목표는 생명공학과 정밀화학 분야에 있어 최고의 기업이 되는 것. 특히 인류 공통의 희망인 ''장수하는 건강''에 도움이 되고 싶다. 중병에 이르기 전 생활 속에서 저항력을 만들어내는 ''건강의 생활화''에 고심했고 콜레스테롤에 열의를 쏟은 것도 그런 맥락에서였다. 앞으로도 건강에 대한 유진사이언스의 열정은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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