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경영인] 차이나닷컴 피터 입 회장

중앙일보

입력

"한국 기업의 정보통신(IT) 기술 수준은 뛰어납니다. 함께 사업할 파트너를 찾고 있습니다."

아시아 인터넷 업체로는 처음으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차이나닷컴의 피터 입(47) 회장이 지난주 1억달러짜리 ''현금 가방'' 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한국의 IT 업체에 투자하기 위해서다.

"일단 올해 중으로 한국에 현금 1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지만 좋은 파트너가 나타나면 지분 맞교환 등을 통해 더 많이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이 금액은 차이나닷컴이 보유한 현금 총액 5억6천만달러의 18%에 달한다. 또 중국.대만.홍콩 등 중화권 지역에 투자한 2억5천만달러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액수다.

입 회장은 이렇게 한국에 특별한 관심을 갖는 이유로 한국의 인터넷 열기와 이에 따른 기술 발전을 꼽았다.

"한국 시장이 크지는 않지만 수많은 아이디어가 있고, IT에 대한 뜨거운 열기가 있습니다. 차이나닷컴이 중화권에서 갖고 있는 시장 지배력과 한국 기업의 우수한 아이디어가 뭉치면 아시아 시장뿐 아니라 세계시장 진출도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그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차이나닷컴과 한국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될 때 투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주로 초고속 인터넷.무선 인터넷.전문 포털 등 3개 분야의 기업들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지난해 5월부터 투자에 들어가 현재 투자금액이 2천4백만달러를 웃돌고 있습니다. 한국에 자회사가 A4웹디자인.넷빌.클릭 등 3개사가 있고 요즘엔 2~3개 기업과 투자를 협의중이지요. "

인터넷기업 거품론에 대해 그는 "어느 정도 거품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초기 단계인 점을 고려하면 성급하게 결론내려서는 안된다고 본다" 면서 "차이나닷컴의 경우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웹솔루션과 인터넷사업 컨설팅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내년부터는 흑자가 날 것" 이라고 말했다.

홍콩에서 태어난 입 회장은 미국으로 건너가 펜실베이니아대(컴퓨터공학 학사) .와튼스쿨(경영학 석사) 을 졸업한 뒤 실리콘밸리 등지에서 컴퓨터 산업에 종사해왔으며, 인터넷 붐이 일기 시작한 1995년 차이나닷컴을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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