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밴드 매치박스가 달라졌다

중앙일보

입력

5인조 밴드 매치박스 트웬티가 새로운 록 문법으로 무장한 2집을 발표했다.

새 음반 '매드 시즌' 은 록이라기엔 온화하지만 맛깔스럽게 튀는 음악으로 가득하다.

매치박스 트웬티는 롭 토머스(보컬)와 폴 도셋(드럼).브라이언 예일(베이스)이 결성한 5인조 얼터너티브 밴드 '타비타스 시크릿' 을 모체로 기타리스트 카일 쿡과 애덤 게이너가 합류해서 탄생한 팀. 1996년 데뷔 음반 '유어셀프 오어 섬원 라이크 유' 를 미국에서만 1천만장 이상 팔아 단숨에 최고의 밴드로 부상했다.

보컬을 맡은 롭 토머스는 지난해 '산타나 신화' 의 서곡이 된 '스무스' 를 작곡하고 직접 노래도 불러 한국 팬들에게 익숙한 인물. 10대 초반 집을 나와 공원 벤치와 친구의 방을 전전하며 어깨 너머로 음악을 배웠지만 천부적인 재능과 노력으로 최고 수준의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이번 음반에서도 타이틀곡 '벤트' 를 비롯, 프로듀서 매트 설레틱 등이 참여한 세곡을 제외한 전곡을 직접 작사.작곡했다.

2집 '매드 시즌' 은 데뷔 이후 3년반의 세월을 보낸 밴드의 성숙함이 그대로 녹아있는 음반. 포스트 그런지를 표방하며 꾸밈없는 록 사운드를 강조했던 데뷔 시절보다 훨씬 더 인간적이고 감성적인 음악을 추구했다.

록 밴드 특유의 강렬함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록을 기반으로 블루스.포크.컨트리적인 요소를 무리없이 담아냈다. 6백회가 넘는 라이브로 다져진 연주 역시 안정감 있다.

타이틀 곡 '벤트' 는 음반전체에서 가장 무거운 느낌의 곡. 절규하는 듯한 블루스 기타와 애절한 보컬이 매력적이다.

세번째 곡 '크러치' 는 롭 토머스의 절묘한 작곡이 돋보이는 곡으로 랩을 연상시키는 현란한 보컬이 박진감 넘치는 후렴구와 어우러진다.

1집 발표 후 정신없이 보낸 자신들의 생활을 노래한 '매드 시즌' 역시 경쾌한 록과 컨트리 풍의 하모니가 어우러진 흥겨운 곡이다.

매치박스 트웬티는 이번 음반에서 록 밴드임을 고집하지 않았다.

다양한 음악의 자유로운 접목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록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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