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귀순자 '평양 컨설팅' 벤처기업 창업

중앙일보

입력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탈북 귀순자들이 대북(對北)투자 실무 등을 자문해주는 컨설팅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1997년 11월 귀순한 방영철(方英哲.32.전 중앙당 외화자금관리실 지도원)씨와 같은 해 6월 탈북한 김희근(金希根.34.전 인민무력성 외화벌이 지도원)씨가 그 주인공.

이들은 숭실대 컴퓨터공학부 이남용(李南鎔)교수의 도움으로 학내 창업보육센터 215호실에 '평양컨설팅' 을 설립, 13일 사업을 시작한다.

평양컨설팅은 정보통신.유아용품.인스턴트식품 등 북한에서 사업에 유망한 1백여개 사업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갖춰놓고 있다.

이들이 우선 투자대상으로 꼽는 분야는 정보통신(IT)인력 중개. 현재 9만여명으로 추정되는 북한 내 미취업 정보통신인력을 남한 기업과 연결시켜 주는 것이다.

1인당 월급 5만원 미만이면 최고급 IT인력을 쓸 수 있다는 게 方씨의 설명이다.

方씨는 "최근 삼성전자가 북한 조선컴퓨터센터에 73만달러를 투자해 남북 단일 워드프로세서 등 소프트웨어 공동개발 계약을 할 만큼 북한의 정보통신 기술력은 우수하다" 고 말했다.

평양컨설팅에는 외무성 지도원.전력공업성 지도원.임업성 지도원 등 각 분야에서 실무전문가로 일했던 탈북자 20여명이 자문역으로 참여하고 있다.

평양컨설팅은 지난 5개월 동안 이들을 활용, 북한의 실제 경제통계 등을 조사해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놓았다.

方씨는 이를 바탕으로 대북투자 사업 실무 안내책인 '이제 벤처는 평양이다(김영사 간)' 를 지난 9일 출판했다.

이 책은 남북 경협에 참여할 수 있는 북한기업, 남북 경협에 관여하는 북한기관의 권력순위 등의 자료를 담고 있다.

方씨는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값싼 북한의 고급인력과 남한의 자본.경영이 결합되는 경제협력이 이뤄진다면 남북한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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