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 '최후의 승리' 호언 장담

중앙일보

입력

MS를 2개사로 분할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MS)는 전례없이 부당한 판결이라며 거세게 항의하고 나섰다. MS가 이번 판결에 대해 반발하면서 또 한차례 새로운 싸움이 시작되고 있다.

빌게이츠 회장은 2개사 분할 결정에 대해 참담함을 표현했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각오로 결의를 다지고 있다. 그는 법원의 결정에 대한 부당성을 주장하면서 항소심에서는 MS가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법원의 판결이 있었던 6월 7일, MS 본사는 잭슨 판사의 판결에 앞서 회의를 소집했다. 빌게이츠는 이 자리에서 “오늘 판결은 앞으로 진행될 법정 싸움의 출발점에 불과하다”고 선언했다. 또한 빌게이츠는 MS 분할 결정에 대한 유예 조치도 곧 신청할 계획임을 밝혔다.

빌게이츠는 이번 판결을 두고 “지적 재산이 대중으로부터 지나치게 인기를 얻게 되면 정부가 이를 빼앗아 버릴 수도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 이번 판례는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MS는 오는 6월 말 포스트PC 시대의 윈도우를 관장하게 될 새로운 소프트웨어 아키텍쳐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빌게이츠는 “MS는 이를 앞두고 제품 개발에 전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빌게이츠는 질의 응답 시간 내내 “MS는 법정에서 계속 소외된 채 있었으며, 정부의 분할안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얻지 못했다”면서 불평했다.

빌게이츠는 “이번 판결이 굳어진다면, 이는 MS가 앞으로 제품을 개선시킬 수 없게 되며 인터넷 익스플로러 업그레이드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잭슨 판사의 판결을 비난했다. 또한 “이는 소비자에게 이득이 되는 일련의 제품 개선 작업에 찬물을 끼얹는 것과 다름 없는 일”이라며 잭슨의 판결이 “소프트웨어 시장에 대한 부당하고도 불필요한 개입”이라고 논평했다.

빌게이츠는 재판을 진행하는 동안 MS 경영진들이 제기했던 주제로 돌아가 MS의 논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윈도우 운영체제 내에 인터넷 지원 기능을 포함시킬 수 있는 권리가 MS에게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MS의 운영 체제를 비롯해 다른 운영 체제들도 이제 인터넷을 지원하는 중요한 작업을 떠안아야 하는 것은 이미 상식적인 문제”라며 MS의 입장을 전했다.

이미 잭슨 판사가 MS 분할 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MS가 분할될 가능성은 여전히 현실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MS의 법률 담당자인 빌 뉴콤은 “MS는 앞으로 항소 절차를 하나 하나 밟아갈 것이며, 이는 최소 1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몇 년 사이 MS와 정부 사이에는 깊은 골이 패였다. 하지만 빌게이츠는 MS의 입장을 재차 강조하면서도 반독점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한번도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던 점에 대해서는 간혹 후회하는 모습을 내비치기도 했다.

뉴콤은 정부가 이번 소송을 직접 대법원으로 넘겨 신속하게 종결시키려 할지도 모른다며 긴장했다. 그는 “MS는 이런 정부의 시도를 원천 봉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입장은 MS가 항소 절차를 진행시키면서 좀더 많은 동정표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여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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