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상품 길라잡이] 돈 많이 풀릴 땐 10년 만기 물가연동국채 ‘일석삼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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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김희주
KDB대우증권 상품개발부 이사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기준금리 인하 등을 통해 돈을 대량 공급함에 따라 물가가 많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8개월간 국내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4~5%대를 넘나들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이 현실화하고 있다. 물가상승에 따른 돈의 실제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자산 관리에서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주식이나 원자재 투자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투자 손실 위험도 크다. 그런 만큼 위험하지 않으면서도 물가상승에 따른 가치 하락을 확실히 막을 수 있는 10년 만기의 물가연동국채가 보수적 투자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물가연동국채는 2분기 960억원 발행에 그쳤지만 3분기에는 4540억원으로 발행이 크게 늘었다. 발행액의 절반 이상을 개인 투자자들이 사갔다.

 물가연동국채는 보통의 국채와 달리 물가가 상승한 만큼 원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물가가 오르더라도 실질 가치의 하락을 막을 수 있다. 표면금리에 따라 6개월마다 이자도 지급돼 물가상승에 따른 원금 상승과 이자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

 절세효과도 있다. 물가연동국채에서 물가상승이 반영된 원금 상승분은 비과세다. 물가상승률이 올라갈수록 총 수익이 늘어나는 데다 비과세 수익 비중이 증가해 뛰어난 절세효과를 제공한다. 세금을 내는 기준인 표면금리도 1.5%에 불과해 이자소득에 따른 세금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분리과세 신청도 가능해 종합소득세율이 높은 자산가에게는 더 유리하다.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더라도 국가가 최초 발행 시의 원금을 보장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물가연동국채는 기획재정부가 발행한 ‘국채’이기 때문에 부도위험이 거의 없는 최고의 안전성을 보유한 채권이다.

 물가연동국채는 10년 만기의 장기 채권이다. 채권을 매도해 현금화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의 손해는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실제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을 경우 일반 국채 투자에 비해 불리할 수도 있다.

 물가연동국채는 발행 시기에 따라 조건이 다른데 시장 상황에 비춰볼 때 최근 발행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최근에는 물가연동국채 투자 펀드도 인기를 끌고 있다. PCA 물가따라잡기 채권형 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6.15%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국내 주식형 펀드는 물론 채권형 펀드보다 성과가 나았다. 장기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김희주 KDB대우증권 상품개발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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