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앞두고 벤처 '북한풍 광고'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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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네다! 게임21의 빛나는 영도아래 자나깨나 행복합네다!"

인터넷 게임정보업체인 '게임21(http://www.game21.com)' 이 지난 6일 서비스 시작과 함께 서울시내 곳곳에 붙인 포스터형 광고 문구다.

질이 낮은 누런 종이에 기쁨에 겨워 눈물까지 흘리고 있는 북한 어린이들의 모습을 담은 이 포스터는 대충 보면 북한 광고로 오인할 정도다.

오는 12일 열릴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벤처업계의 광고에 '북풍(北風)' 이 거세게 불고 있다.

벌써 7~8곳의 벤처기업들이 남북화해 분위기에 따른 '북한특수' 를 이용, 북한 사투리.그림, 김정일(金正日)총비서 캐릭터 등을 통해 회사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게임21의 한승준 사장은 "남북 정상회담도 축하하고,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홍보 효과도 클 것 같아 북한 포스터를 패러디한 광고를 선보이게 됐다" 고 말했다.

전자서적 전문업체인 와이즈북(http://www.wisebook.com)은 며칠 전부터 "어머니, 이북(e-book)으로 가는 길이 열립니다" 는 문구를 광고나 홍보용 책자 등에 선보이고 있다.

우리말인 '이북' 과 영어 'e-book' 이 동음(同音)인데 착안해 만든 광고다.

인터넷 음악전문업체인 '라이브(http://www.live.co.kr)' 는 지난달부터 "김정일도 몰래 보는 랄랄라" 라는 문구로 된 포스터와 현수막을 서울시내 곳곳에 걸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회사의 주봉석(30)대리는 "다른 사이트와 차별화하기 어려워 이 광고를 시작했는데 광고 전보다 사이트 조회 횟수가 두배 이상 늘었다" 면서 "정상회담이 끝나는 7월부터는 '노동신문' 을 패러디한 시리즈 광고를 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전자화폐 업체인 '이코인(http://www.ecoin.co.kr)' 은 커뮤니티업체인 '네띠앙(http://www.netian.com)' 과 함께 金대통령과 金총비서가 화상채팅하는 모습이 들어 있는 1만원권 전자화폐 2천장을 10일부터 판매할 계획이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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