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좌석에서도 창공이 한눈에 … 국내 첫선 보인 보잉 B78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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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2011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에 참가한 보잉787기 외관. 이
날 전시된 비행기는 각종 첨단 기술이 적용됐지만 시험용으로 인테리어는 갖춰지지 않았다.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 ‘2011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에 참가한 전투기들이 벼락 치는 듯한 굉음을 내며 하늘을 가른다. 보잉사의 차세대 항공기 B787기도 활주로 한쪽에 자리 잡았다. 항공기 윗부분은 하얗고 꼬리와 배는 파랗다. 유선형의 날씬한 외관과 둥근 앞 코가 한 마리 돌고래 같다. 보잉 관계자는 “앞쪽 설계가 항공역학적으로 설계돼 조종실이 한결 조용해졌다”고 자랑했다.

 ‘꿈의 항공기(드림라이너)’라고 불리는 이 항공기는 보잉사의 야심작이다. 에어버스가 내놓은 ‘하늘 위의 특급 호텔’ A380에 맞서게 될 보잉의 최신형 모델이다.

2004년 개발을 시작해 지난달 일본 ‘전일본공수(ANA)’가 대당 2억 달러(약 2400억원)에 처음 인도받았다. 현재 56개 고객사가 총 820대를 주문했다. 대한항공도 10대를 주문한 상태다.

 대한항공을 통해 취항을 시작한 A380은 길이 72.7m·너비 79.8m·높이 24.1m로, 길이 57m·너비 60m·높이 17m의 B787에 비해 규모 면에서 압도적으로 크다. 좌석 수도 A380이 최대 850여 석, B787이 최대 290여 석으로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하지만 B787은 ‘효율성’으로 단단히 무장했다. 또 첨단 과학기술과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했다.

 우선 동체·날개 같은 주요 부품이 강철 무게의 4분의 1에 불과한 탄소복합체로 만들어졌다. 그 덕에 무게는 가벼워지고 연료 효율성은 기존 항공기 대비 20% 높아졌다. 창문에 전달되는 하중도 줄어 창문 크기도 60% 이상 커졌다. 보잉 상용기 부문 랜디 틴세스 마케팅 부사장은 “창문이 커져 허리를 굽히지 않고도 기내 어느 좌석에서든지 창밖을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여행객에게 편안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롤스로이스가 제조한 새로운 엔진 덕에 운항거리도 길어졌다. 인천에서 출발하면 중간에 내리지 않고 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까지 한번에 갈 수 있다. 이산화탄소·질소산화물 같은 배기가스 배출량도 줄었다. 틴세스 부사장은 “장거리 노선까지 직항 연결이 가능한 경제적·친환경적 기종”이라며 “B787이 고객사의 두 자릿수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승기 기자

보잉 B787 제원

▶ 좌석 수 : 210~290

▶ 길이 : 57m

▶ 폭 : 60m

▶ 높이 : 17m

▶ 순항속도 : 마하 0.85

▶ 최대 운항거리 : 1만4300~1만5200㎞

자료 : 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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