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젊은 피냐, 친박 행정가냐 … 10·26 서구청장 보궐선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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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강성호(左), 신점식(右)

대구 서구는 1980년대 최고급 아파트지역으로 이름을 날렸다. 중리동의 삼익뉴타운, 내당동의 삼익맨션·광장타운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수성구 지산·범물 택지지구와 달서구 대곡택지지구 등이 개발되면서 주민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교육 여건도 나빠졌다. 기존 주택가의 재개발·재건축도 덩달아 지지부진했다. 이 때문에 서구는 낙후한 옛 도심지역으로 남아 있다.

 서구청장 보궐선거(26일)에 나선 후보들이 앞다퉈 지역개발 공약을 내놓는 이유다. 이곳에서는 한나라당 강성호(45) 후보와 친박연합 신점식(58) 후보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서중현 전 구청장이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했기 때문이다. 강 후보는 ‘젊고 힘 있는 여당 후보’라는 점을 내세운다. 신 후보는 ‘행정 경험이 풍부한 일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인지도에서는 강 후보가 앞선다. 세 차례 걸쳐 구·시의원을 지낸 데 이어 서구청장 선거에도 두 차례 출마해서다. 강 후보는 서 전 구청장과 두 번 맞붙어 모두 졌다. 그는 “젊음과 여당 후보라는 두 가지 장점을 살려 지역 개발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강 후보 측은 신 후보에 6대 4 정도로 앞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후보는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하다 대구시로 옮겨 국제협력과장·서구 부구청장 등을 지냈다. 그는 최근 “경선이 공정하지 않다”며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신 후보는 “34년의 공직 경험을 살려 서구의 모습을 바꿔 놓겠다”고 했다. 신 후보 측은 후보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접전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공약 대결도 치열하다. 강 후보는 ‘자기주도학습센터’ 설치를 첫 번째로 꼽았다. 학생들의 공부와 진로 선택을 돕는 ‘교육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저소득층 자녀의 공부를 돕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중리동 퀸스로드∼평리동 서평초교(2.5㎞)의 가로를 테마공원으로 꾸미고 교차로에 아치형 다리를 설치해 서구의 상징거리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상리·평리·비산동 일대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대구시에 조례 제정을 건의해 도시가스 공급관 설치비의 일부를 지원받겠다는 것이다.

 신 후보는 중리동의 서대구공단 살리기를 주요 공약으로 걸었다. 정부와 대구시의 지원을 받는 이 사업이 조속하게 마무리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공단을 리모델링하고 경쟁력 있는 산업을 유치해 서구 경제의 중심으로 만들 계획이다. 또 20년간 진척이 없는 이현동의 서대구화물역 부지를 민자유치를 통해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다. 서부시장 살리기도 주요 공약이다. 한때 대구의 4대 시장에 꼽힐 정도였던 서부시장에 빈 점포가 늘어나는 등 활기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정비해 서민의 쇼핑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저마다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강 후보는 “여당 후보라는 이점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후보는 “주민들이 정당보다 인물을 보고 선택할 것”이라며 반박했다.

홍권삼 기자

강성호(45·한)

기호 1번/ 대건고·대구대 사회학과 졸업/ 전서구의원·대구시의원

신점식(58·친박연합)

기호 8번/ 계성고·육사·대만국립정치대 석사졸업/ 전 중국 칭다오주재관·서구 부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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