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 배구연맹 총재 사퇴 “우리캐피탈 매각 실패 책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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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이동호(53·사진)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가 사임했다. KOVO는 18일 오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이 총재가 남자배구 우리캐피탈의 매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사회는 이동호 총재의 사임 의사를 수용하기로 하고 신임 총재 선출과 관련해선 향후 이사회를 개최해 논의하기로 했다.

 우리캐피탈은 이 총재와 뗄 수 없는 구단이다. 이 총재가 2008년 7월 취임해 창단을 주도한 팀이다. 그러나 지난해 모기업이 배구단 운영을 포기하면서 해체 위기에 빠졌다. 이 총재는 그동안 3개 기업과 인수 협상에 나서 진척을 보기도 했으나 결국 구단 매각에는 실패했다.

 이처럼 표면적인 이유는 우리캐피탈 문제에 대한 책임이지만 일각에선 이 총재의 갑작스러운 사퇴 배경에는 개인 사정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총재는 대우자동차판매 대표이사 출신이다. 그런데 현재 대우자동차판매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동자 정리해고 사태 등으로 인해 더 이상 KOVO 총재직 수행에 전념할 수 없는 상황이다. KOVO 관계자는 “직접 언급은 없었지만 영향이 없다고 말할 순 없을 것”이라며 “여러 가지 복합적인 사정으로 사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는 서울 드림식스 배구단(전 우리캐피탈)이 연맹 관리하에 2011∼2012 시즌을 치르도록 하기로 결정했다. 전력 강화를 위해 외국인 선수도 뽑기로 했다. KOVO 관계자는 “프로배구의 흥행과 향후 인수 기업에 성적 저조로 인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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