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형식품업체들, 유전자변형 식품사용에 곤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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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형 식품업체들이 유전자변형(GM) 식품 문제와 관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미국의 인스턴트 식품 메이커인 프리토 레이는 지난 1월 옥수수 칩을 만들면서 생명공학 기술로 생산된 옥수수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유아용 식품 전문메이커인 거버는 유아용 식품을 만들면서 유전자변형 함유물을 넣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맥도날드는 재료 공급체에게 유전자변형 감자를 절대 공급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프리토 레이의 모회사인 펩시코는 드링크류에 GM 농작물에서 추출된 옥수수시럽을 사용하고 있으며 거버의 모회사인 노바티스는 유전자변형 종자의 주요생산자이며 맥도날드는 유전자변형 콩과 옥수수로 만들어진 야채유를 써서 프렌치프라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모순된 행위는 환경보호론자들이 GM 식품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반면 미연방 식품의약청(FDA)은 GM 식품은 안전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는 와중에서 나오고있다.

대형식품업체들은 대외적으로는 생명공학기술에 대한 지지의사를 보내면서도 실제로 GM 제품의 사용은 줄여나가고 있다.

문제는 GM 식품들이 너무 광범위하게 퍼져 있기 때문에 그것을 쓰지 않으면 식품 자체를 생산해 내기가 힘든 상황이 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수년간 생명공학 관련 경작물들은 미국의 식품산업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돼 왔다. 미국식료품제조업체협회는 미 전역의 식료품 가게에서 팔리고 있는 경작물 중 70%가 GM 식품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실제로 미국에서 GM 식품과 비 GM식품을 확연히 구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대형식품업체들은 한 라인에서는 GM 식품이 아닌 것을 생산하면서 다른 라인에서 GM 식품을 원료로 활용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맥도날드의 대변인 월트 라이커는 "우리는 (GM 식품에 대해) 입장이 없다. 찬성하는 것도 아니고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유전자변형 식품과 관련된 곤혹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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