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금융사 50곳 특별 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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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세계적으로 특별히 관리될 금융그룹 50곳이 선정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주요 20개국(G20)이 글로벌 차원에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회사(SIFI)’ 50곳을 선정하기로 했다”고 16일 보도했다. SIFI는 위기를 맞으면 금융 시스템까지 흔들 수 있는 대형 금융회사를 말한다. 미국이 금융위기 이후 개혁 차원에서 채택한 제도를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 적용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마리오 드라기 차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위원장으로 있는 G20 산하 금융안정위원회(FSB)가 SIFI 50곳을 선정하기로 했다”며 “명단은 다음 달 3~4일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공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G20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이달 14~15일 파리에서 모여 선정 기준을 구체적으로 논의해 사실상 합의했다.

 애초 G20은 대형 금융그룹 29~40곳 정도를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회사’로 지정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50곳을 뽑기로 했다. 선정된 금융그룹들은 다른 곳보다 높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적용받는 등 한결 강화된 규제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처음 이 시스템을 도입한 미국에선 금융회사 경영자의 불만이 이만 저만 아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와 브라이언 모이니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CEO 등은 “그 규제 때문에 금융회사가 적극적으로 돈을 빌려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강남규 기자

◆SIFI=‘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회사(systemically important financial institution)’의 약자. 2008년 파산 신청한 리먼브러더스처럼 전 세계적인 파급 효과가 인정돼 우선 규제 대상이 되는 글로벌 금융회사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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