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밸리는 지금]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한판 싸움

중앙일보

입력

지난 5월 17일 SK㈜는 금융포털 사이트 ''파이낸스오케이'' 를 열었다.이 회사가 올초 시작한 허브사이트 ''오케이캐시백'' 과 함께 본격적인 인터넷 사업을 하겠다는 신호탄이다.이미 확보한 오프라인 회원과 제휴업체들을 활용, 기존의 포털.허브사이트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5월 27일 한국통신이 인터넷 자동접속 프로그램 ''한클릭'' 보급에 나섰다. 네오위즈의 ''원클릭'' 을 겨냥한 상품이다. 원클릭의 이용요금이 분당 20원인 반면 한클릭은 분당 3원이란 파격적인 요금을 내걸었다.

5월 29일 삼성인력개발원에서 분사한 사이버 교육전문기업 ''크레듀'' 가 창립기념식을 가졌다. 그동안 삼성 계열사 2만3천여 임직원에게 실시해온 경영 교육 관련 콘텐츠를 인터넷을 통해 일반 기업에 팔겠다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개인 대상 온라인 교육사업도 시작할 계획이다.

골리앗(대기업) 과 다윗(벤처기업) 의 한판 싸움이 드디어 시작됐다. 벤처기업들간의 경쟁을 지켜보던 대기업들이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분야에 성큼성큼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거대한 자본과 인프라를 갖춘 대기업의 등장에 벤처기업들은 당혹해 하면서도 언젠가 거쳐야 할 싸움으로 보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네오위즈 나성균 사장은 "가격 인하보다 적정한 요금을 받고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겠다" 고 말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 김재형 서비스개발팀장은 "마케팅이나 자금 면에서는 대기업이 유리하겠지만, 인터넷과 e-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나 기획력은 벤처가 앞설 것" 이라고 말한다.

고지를 지키려는 다윗과 대부대를 이끌고 공세에 나선 골리앗의 한판 승부가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 불투명하지만, 온라인 사업을 한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아직은 많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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