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격전지 부산 동구 ... “거물들이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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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영석(左), 이해성(右)
부산 동구청의 선거 열기가 초반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13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여야의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부산행을 결정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14일 오전 한나라당 정영석(60) 후보와 함께 초량 등 동구의 대표적 재래시장을 돌며 표심 잡기에 나선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동구는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재보궐 선거 중에서도 의미 있는 지역으로 생각하고 있다. 부산에서 성심 성의를 다해 선거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문 이사장은 16일이나 17일 민주당 이해성(57) 후보와 함께 역시 수정 등 재래시장을 찾는다. 문 이사장은 “후원회장으로서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후보가 첫 방문지로 재래시장을 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동구는 인구 10만1077명 중 상당수가 재래시장에서 도·소매업에 종사하고 있어서다. 현재 판세는 정영석 한나라당 후보와 이해성 민주당 후보가 각축을 벌이는 구도다. 이곳은 전통적인 한나라당 표밭이지만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부산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퍼져 있는 ‘반(反)한나라당’ 정서가 변수가 되고 있다. 바닥 민심을 묻는 질문에 정 후보는 “민심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고 답했다. 반면 이 후보는 “과거에는 민주당이 후보도 못 낼 지역이었는데 지금은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정 후보 캠프는 박 전 대표의 지원이 반한나라당 정서를 누그러뜨리고 흩어진 지지 세력을 결속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후보는 “박 전 대표가 다녀가면 분위기가 확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캠프는 이 지역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13대 총선에서 당선된 곳인 만큼 문 이사장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 이 후보는 “오차 범위에서 혼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는데 문 이사장이 지원에 나서면 초반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두 후보는 오전 7시30분부터 수정동에서 출근길 지역민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으로 공식선거운동의 첫발을 내디뎠다. 정 후보는 ‘일 잘하는 행정전문가’, 이 후보는 ‘사람 사는 동구’를 내세워 표밭을 닦고 있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구의원 출신 이정복(59) 후보와 오경희(46) 후보도 ‘토박이 일꾼론’을 앞세워 지역민심을 파고들고 있어 변수가 되고 있다.

부산=위성욱 기자 < we@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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