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이폰4S, 파리·밀라노 판매 막아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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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본사에서 취임 후 첫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었다. 그러나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이 자리엔 아이폰5도, 스티브 잡스 창업자도 등장하지 않았다. [쿠퍼티노 AP=연합뉴스]

삼성전자가 5일 프랑스와 이탈리아 법원에 애플이 이날 출시한 새 스마트폰 ‘아이폰4S’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삼성전자가 특허 전쟁의 맞상대인 애플의 신제품이 공개된 날에 맞춰 전례 없이 신속하게 대공세에 나선 것이다.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 기술을 무단으로 가져다 쓰는 ‘무임승차’를 간과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두 회사 간 특허 법정 공방은 새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아이폰4S가 삼성의 특허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이들 두 나라에서 제품의 수입 및 판매가 허용돼선 안 된다”며 판금 가처분 신청 제기 이유를 밝혔다. 이와 관련, 삼성은 프랑스 파리 법원과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에 총 세 건의 특허 침해를 제기했다.

 해당 특허는 ▶전송할 데이터 형식을 안전하게 미리 알려주는 기술 ▶데이터 전송 에러가 발생할 경우 데이터를 복원하는 기술 ▶전송 데이터의 양이 적으면 묶어서 부호화하는 기술이다.

삼성이 문제 삼은 이들 기술은 3G(3세대) 통신표준에 관한 특허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통신기기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기술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유럽의 대표시장이며 통신표준 특허와 법제가 잘 돼 있어 소송 지역으로 택했다”며 “추가 검토를 거쳐 한국을 포함해 판금 가처분소송 대상 국가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 4월 시작된 두 회사 간 특허분쟁에서 당초 삼성은 방어적 자세를 취했었다. 그러나 애플의 공세로 주력 제품인 갤럭시탭이 9월 독일에서 판매 금지당하고, 네덜란드에선 이달 중순부터 갤럭시S·갤럭시S2 등의 판매가 금지될 상황을 맞으면서 강경 대응 방침으로 돌아섰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삼성은 통신에 관한 한 표준특허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애플이 어떤 스마트폰을 내놓더라도 삼성의 특허망에 걸려들게 돼 있다”면서 “네덜란드 법원에서도 애플이 삼성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인정한 바 있어 승소를 자신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올 8월 9일 스페인에 있는 유럽연합(EU) 산하 유럽상표디자인청(OHIM)에 애플의 디자인권 무효심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삼성이 이 디자인권의 무효심결을 받아내면 독일과 네덜란드에서의 판결을 뒤집을 수 있게 된다.

심재우·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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