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4대 강 고용효과 지속하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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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민경석
경북대 환경공학과 교수
전 한국물환경학회장

4대 강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주된 목적은 홍수 방재와 갈수기에 대비한 물 확보지만, 그 이면에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효과에 대한 기대도 있다.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4대 강 사업의 고용효과는 직접 고용 1만6523명과 투자지출 등에 따른 유발취업자 7만1877명 등 총 8만8400명이다. 취업유발계수는 16.9명으로 통상의 토목공사보다 고용효과가 높았다. 4대 강 사업이 토목·건축·조경 등이 어우러진 복합공정이었기 때문이다.

 우려되는 부분은 4대 강 사업 종료 이후다. 그간 채용된 인력과 투입장비가 4대 강 사업이 마무리되면 공급과잉 상태가 발생, 고용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규모 하천정비 사업의 노하우와 관련 기술인력 및 장비의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반 시설물 관리와 이를 활용한 새로운 수익사업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 4대 강에는 다기능보·수변공원·친수시설 등 다양한 시설물이 설치돼 있다. 이들이 제 기능을 하려면 적정한 유지·관리가 필수적이다. 4대 강 사업에 채용된 근로자의 상당수는 인근 주민이다. 앞으로 이런 시설물의 유지·관리를 맡도록 배려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이들 시설물과 연계된 새로운 수익사업을 개발해야 한다. 자전거도로, 수변공원, 테마파크, 주변 경관 등 지역 여건과 연계된 산업을 개발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정부 및 지자체의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또 일시적으로 고용된 임시 일용직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4대 강 사업이 끝나면 일용 근로자를 대상으로 취업알선 등 고용서비스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보다 전문화되고 부가가치가 높은 대규모 하천정비 사업에 우리의 노하우·기술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외 하천 프로젝트 참여를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

 보다 양질의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4대 강 사업이 지류·지천 살리기로 발전돼야 한다. 현재 지류·지천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갈수기 유량 부족으로 인한 수질 악화와 생태계 훼손이다. 오염된 지류·지천의 수질 개선 없이는 4대 강 본류의 수질은 개선되기 어렵다. 따라서 지류·지천의 유량 확보가 필수적인데 그 해결책으로 다목적 강변저류지 설치 확대, 중소 규모 댐 건설, 농업용 저수지 확대, 하수처리수 재이용, 산림간벌, 지하수 이용 등이 있다. 이는 단순한 토목공사가 아니다. 복합적인 공정과 전문적인 경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전문직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좀 더 크게는 유역관리(Watershed Management) 사업으로 진화해야 한다. 이는 물순환체계의 최상위에 위치한 새로운 개념이다. 댐과 하천을 포함해 유역 전체의 수량과 수질 및 생태계를 조율하는 통합 물관리 계획이다. 유역관리로부터 파생되는 물산업은 세계적으로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들도 유망 산업으로 주목하고 있다.

 지류·지천 살리기, 유역 중심의 통합 물관리를 통해 4대 강 살리기를 성공적인 국가사업으로 만들고, 새로운 일자리를 통해 전문적인 인력을 양성해 가자. 대한민국은 물산업 분야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리더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민경석 경북대 환경공학과 교수·전 한국물환경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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