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발 징후? 느닷없이 우주개발 강조하며 러시아 국방력 집중 조명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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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동 미사일 발사장면]

북한의 도발 징후인가? 북한 노동신문이 느닷없이 우주개발을 들고 나왔다. 북한은 2009년 4월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대포동 미사일 발사시험을 할 때 "인공위성을 쏘았다"고 우겼다.

북한 노동신문은 3일자 6면에 '날로 활발해지는 우주개발움직임'이란 장문의 기사를 게재했다. 9월 21일 러시아의 인공위성 발사 소식과 프랑스의 통신위성, 중국의 우주실험실 텐궁1호 발사소식 등을 비교적 상세하게 전했다. 그러면서 "국제적으로 우주개발을 위한 노력이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고 썼다. 노동신문은 이란도 우주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은 이에 그치지 않고 5일자 6면에는 '나라의 전략적 안전수호를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미국의 미사일 방어계획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과 잠수함, 미사일, 전투기 등 러시아의 최신 무장상황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기사 말미에는 '국방력은 곧 나라의 자주권'이라는 러시아 장비담당 부사령관의 말을 인용했다.

북한이 갑자기 우주개발 기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러시아의 국방력을 집중 조명한 데는 숨은 의도가 있을 것으로 대북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우선 보도 시점이 남북 간에 비핵화 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시기라는 점이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 회담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비핵화와 미사일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북한이 우주개발을 들고 나온 것이다. 미사일 발사시험과 같은 도발을 감행하기 위한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은 6자 회담 등을 진행하던 도중 도발을 감행하곤 했다.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그들만의 벼랑끝 전술이다. 이와 관련, 월러드 미 태평양사령관은 지난달 28일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추가도발이 우려된다"고 경고했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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