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위→19위→3위 … 마지막 날 웃은 케이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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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케이시가 마지막 날 18번 홀 에서 샷을 홀 20㎝에 붙인 뒤 갤러리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그는 이 홀에서 버디 를 기록해 1타 차 우승을 확정했다. [인천=연합뉴스]

고수들은 달랐다. 첫날 컷 통과가 의심스러웠던 선수들이 마지막 날엔 치열한 우승 경쟁을 했다.

 폴 케이시(34·잉글랜드)가 2일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벌어진 신한동해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이븐파로 우승했다. 선수들은 왜 골프 대회가 4라운드로 치러져야 하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골프는 장갑 벗을 때까지 모른다”라는 격언은 “장갑 네 번 벗을 때까지 모른다”라고 수정되어야 한다.

 케이시는 첫날 5오버파에 그쳤다. 비싼 돈을 들여 그를 초청한 관계자들은 울상이었다.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은 신한금융그룹 소속의 두 선수 김경태(25)와 강성훈(24)도 마찬가지였다. 대회 전 열사병으로 고생했다는 김경태는 첫날 4오버파, 미국에서 날아온 강성훈은 6오버파로 78위였다.

 그러나 비바람 속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이들은 쑥쑥 올라왔다. 케이시는 첫날 65위이던 순위를 19위-3위로 끌어올린 채 4라운드를 시작했다. 강성훈도 78위-14위-3위로 치고 올라왔다. 김경태는 55위-39위-12위였다.

 다들 선두와 5타 차가 나는 김경태의 우승은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김경태는 전장 7389야드에 그린이 구겨진 난코스에서 무더기 버디를 잡으며 선두권 선수들을 긴장 속에 몰아넣었다. 14번 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았고 기회는 충분했다. 버디를 잡을 수 있는 18번 홀(파 5·542야드)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이 나빴다. 코스 설계자인 잭 니클라우스는 얄궂게도 페어웨이 가운데 지름 3m 정도의 러프를 만들어놨는데 김경태의 공이 거기에 들어갔다. 레이업할 수밖에 없었고 파에 그치면서 1오버파로 경기를 끝냈다.

 강성훈은 후반 줄버디를 잡으면서 추격했다. 역시 18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에지에 보냈다. 그러나 이글 퍼트가 살짝 홀을 스치면서 최종 합계 1오버파로 한 타 차로 우승을 놓쳤다. 역시 우승 경쟁을 했던 노승열(21·타이틀리스트)은 마지막 홀에서 우드로 친 티샷을 물에 빠뜨려 2오버파 공동 4위가 됐다.

 2, 3라운드에서 부진했던 최경주는 4라운드 8번 홀까지 버디 4개를 잡아내며 따라붙었다. 그러나 9번 홀부터 4m 정도의 퍼트가 살짝살짝 빗나가면서 점수를 줄이지 못했다. 3오버파 공동 5위로 경기를 끝낸 최경주는 “이제 샷감이 돌아왔는데 5라운드로 경기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인천=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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