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 네임 장사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도메인 네임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사이버스쿼팅(cybersquatting)’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이버스쿼팅이란 거금을 받고 도메인을 팔 목적으로 인기 있을만한 이름을 도메인으로 등록하는 것을 말한다. 사이버스쿼터(cybersquatter)들은 보통 수십 개에서 수백 개에 이르는 도메인 네임을 등록하며, 심지어 이미 상표로 등록된 이름까지 도메인 네임으로 등록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도메인 네임 등록 목적이 단순매매가 아닌 경우도 더러 있다. 일부 사이버스쿼터들은 자신의 사이트로 트래픽을 유도하기 위해 인기 있는 이름을 이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Whitehouse.com’을 보자. 이 사이트는 성인물을 취급하는 음란 사이트다. ‘Whitehouse.com’은 백악관(Whitehouse.gov)을 방문하고자 하는 수많은 서퍼들을 기만적으로(?) 유혹해 자사의 사이트로 유도한다. 이런 방식으로 사이버스쿼터는 엄청난 접속 건수를 올릴 수 있었고, 이를 이용해 많은 광고를 유치할 수 있었다.

이런 방법은 떳떳하지 못하지만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다. 그저 네트워크 솔루션(Network Solutions)사 또는 ‘Register.com’ 등의 도메인 등록 사이트에 방문해 아직 누구도 점유하지 않은 이름을 가져가면 된다. 35달러에 불과한 도메인 등록 비용으로 거둘 수 있는 수익은 도메인 네임 구매자에 따라 다르다. 도메인 네임에 대한 수익은 보통 수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에 이르며, 가끔 수백만 달러에 이르기도 한다.

최근 미국의 반 사이버스쿼팅 소비자 보호 법률(Anti-cybersquatting Consumer Protection Act)에 명시된 내용을 보면, 마구잡이로 도메인 네임을 선점하고 강탈하는 행위에 대해 금지하고 있다. 이로써 대다수 업체가 도메인 관련 소송에서 보다 유리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그러나, 새 법안의 효력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틴(Teen)’이라는 잡지의 발행인은 자사의 잡지명을 음란물 사이트 도메인(Teenmagazine.com)으로 사용하고 있는 포르노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또 뉴욕양키즈(New York Yankees) 야구팀은 ‘newyorkyankee.com’을 등록한 팬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그러나 이 소송들은 당사자의 합의를 통해 모두 해결됐다.

법률에 명시된 문구의 표현이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에 위헌 문제가 제기된다. 또한 판례가 있다 해도 소규모 기업 또는 개인들은 법적 권리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기나긴 법정 싸움을 할 만한 돈이 없기 때문이다. 도메인 네임을 소유하는 것과 상표를 소유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상표권을 소유한 경우 필요하면 연방법원의 사법권도 행사할 수 있다.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최선책은 도메인 네임으로 등록하려는 이름이 이미 상표로 등록된 상태인지 먼저 검색하는 것이다. 만약 그 이름이 아직 등록돼 있지 않다면, 상표로 출원하라. 상표 등록비는 약 325달러다. 미국 특허상표국(U.S Patent & Trademark Office) 데이터베이스 또는 마이크로페이턴트(MicroPatent) 같은 회사를 이용하면 상표 검색이 가능하다. 한편, 누군가 이미 당신 회사 이름을 불법적으로 등록해버려 사이버스쿼팅 소송을 신청하려면, 일단 ICANN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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