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자율 시정안은 시간끌기?

중앙일보

입력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율 시정안에 대한 잭슨 판사의 반응을 살피며 시간벌기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이하 MS)의 변호사들은 MS의 행위가 독점적이라는 주장에 맞서 치열한 공방을 벌여왔다. 하지만 지난 10일 자율 시정안을 연방법원에 제출한 MS는 적어도 미국 정부와 19개 주 정부의 주장 중 일부를 수긍하는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MS의 빌 누콤 수석 법률 고문은 이에 대해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던 일이며 그런 걸 시인하기 위해 시정안을 제출한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MS는 단지 토마스 팬필드 판사의 ''법의 결론''과 마찬가지로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시정안을 제출할 의무를 충실히 수행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자율 시정안을 제출했다고 항소 계획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분할안은 결사 반대

분할안에 대한 MS의 강한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MS는 잭슨 판사에게 정부의 분할안이 어리석은 계획이란 것이란 것을 납득시키기 위해 신경을 쓰면서 분할안이 너무 가혹하고 부당하다며 혹평하고 있다.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는 MS의 자율 시정안은 잭슨 판사의 ''법의 결론''에 대한 반론이며 결코 그에 동의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양 측의 설전은 흡사 ''목숨을 건 대결''로 보인다. MS는 최근 강한 논조의 논평을 반복하고 있다. MS 간부들은 윈도우와 다른 제품들을 함께 개발함으로써 일반 소비자들이 많은 혜택을 입었다고 강변한다. MS라는 단일한 조직체에서 제품을 개발했기 때문에 OS와 애플리케이션들이 더욱 발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MS는 이런 규제와 제한들이 자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리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MS의 변호사들은 MS의 OEM 라이선스 계약에 대한 규제는 비경쟁적인 조치라며 반대를 표했다. MS는 자율 시정안에서도 소송 기간 동안 격론을 벌여왔던 OEM 라이선스에 대해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MS는 일면 시간벌기 전략을 구사하는 것 같다. 지난 달 잭슨 판사의 ''법의 결론''에 대한 여파로 MS의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사업 추진에 상당한 애로를 겪어왔다. MS는 자구책의 하나로 자사 핵심 인력의 대량 이탈을 막기 위해 더 두둑한 스톡옵션 보따리를 풀었다. 하지만 MS도 이제는 MS 전사들의 불안한 심리를 시인하고 있다. 기업 분할안이 어떻게 결론날지 모르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MS의 존립 여부가 불투명해 사원들을 잃게 될지 모를 뿐 아니라 협력업체들도 거래를 꺼리게 될 지도 모른다.

크리스마스 때까지는 여유가 있다?

이제 공은 잭슨 판사에게로 다시 넘어 왔다. 소송이 쓸데없이 시간만 끌고 있다고 생각하는 잭슨은 판결을 조속히 마무리짓고 싶어한다.

MS는 잭슨 판사가 분할안 요구를 수용할 경우 증거 공표와 공판전 절차에 6개월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다음 청문회는 올 12월 경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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