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동전의 양면같은 선과 악의 속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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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봐! 나를 봐! 내안의 몬스터가 이렇게 크게 자랐어."

최근 13권이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만화 〈몬스터〉(우라사와 나오키 작·세주문화)의 두 주인공. 구동독 시절 냉혹한 인간을 길러내기 위한 실험장이었던 고아원 '511 킨더하임'에서 자란 요한, 찰랑거리는 금발에 풋풋한 미소년의 외모지만 악마가 깃든 인물이다.

이에 반해 뇌외과 전문의인 덴마는 너무나 인간적이다. 누명을 쓴채 쫓기면서도 환자를 살리는 일이라면 외면하는 법이 없다.

한쪽은 생명을 빼앗고, 한쪽은 지킨다는 점에서 요한과 덴마는 적대적이다.

그럼에도 작품에는 둘 사이의 공통 분모가 암시된다.

인간의 내면에 잠재한 악마적 속성이 그것이다. 닥터 덴마가 요한을 죽인다면 어떻게 될까. 만화 속 동화에 등장하는 '이름없는 괴물'처럼 덴마는 자신의 내부에서 깨어나는 악마성(요한)을 확인할게 될지도 모른다.

어찌보면 덴마가 요한이고, 요한이 덴마인 것이다.

인간의 내면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선과 악, 두가지 속성이 공존하는 까닭이다.

요한과 덴마가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변주곡 형식이라면 독자들은 덴마를 통해 요한을, 요한을 통해 덴마를 읽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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