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구질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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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포츠섹션을, 특히 야구에 관한 기사는 빠짐없이 탐독하는 애독자입니다.

지난 5월1일자 신문에 게재한 ‘다저스 5월 경기 일정’은 시의 적절한 내용이었습니다. 저희 아파트에 거주하는 몇사람과 함께 그것을 오려 벽에 붙이고 날짜, 상대, 홈/원정, 시간, 중계일정을 일목요연하게 보며 한달을 즐기고 있습니다. 매달 게재를 부탁드립니다.

이 기회를 빌어 한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즉, 투수들의 투구내
용(구질: 직구, 변화구, 패스트볼, 체인지업, 브레이킹볼, 커브 등등)이 다양한데 어떤 것들인지 정확히 알기 힘듭니다.

야구중계를 보거나 들으면서 참고했으면 하니 자세히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애독자-

“브레이킹 볼은 무엇이고, 스플리터는 무엇입니까. 패스트볼은 알겠는데 또 포심 패스트볼과 투심 패스트볼은 왜 따로 구분하지요?”

메이저리그 시즌이 달아오르고 있는 요즘 중앙일보 편집국에는 투수들의 구질에 대한 독자들의 문의가 부쩍 잦아졌습니다.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기 위해 투수들이 던지는 구질을 간단하게나마 소개합니다.

▲패스트볼(Fast Ball)
흔히 직구라고 해석을 합니다만 공기저항 때문에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공이 없다는게 과학자들의 주장이고 보면 스트레이트볼이나 직구보다는 ‘패스트볼(속구)’이 가장 적합한 표현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패스트볼은 투수들이 실밥을 걸쳐잡는 방법에 따라 포심 패스트볼과 투심 패스트볼로 분류됩니다.

포심패스트볼은 말 그대로 공을 쥔 투수들의 집게 손가락과 가운데 손가락이 실밥과 네군데에 걸쳐 교차하게 잡는 것을 말합니다.

이 구질은 업스핀을 강하게 먹기 때문에 위로 떠오르는 경향이 있고(실제로는 그렇지 않지만 시각적으로 그렇다고 합니다) 투수들이 던지는 공가운데 가장 빠른 공입니다.

투심은 두손가락이 실밥에 나란하게 걸쳐 잡는 공입니다.

다른 구질에 비해 빠르면서도 가운데 손가락으로 강하게 실밥을 채기 때문에 오른손 투수의 경우 공이 왼손타자의 바깥쪽으로 흘러나갑니다. 박찬호는 왼손타자들을 상대할때 투심패스트볼을 자주구사했으나 최근들어 빈도가 줄었습니다.

▲커브(Curve)
포심패스트볼과는 반대로 공이 다운 스핀을 먹기때문에 공이 타자앞에서 갑자기 떨어집니다.

그러나 손목의 각도 때문에 지면과 완전히 직각을 유지하는회전을 줄 수 없어 오른손 투수의 경우 오른손타자의 바깥쪽으로 휘면서 떨어지는게 보통입니다. 다운스핀이 강하고 회전각도가 지면과 직각에 가까울수록 낙차가 크고 급격하게 변화합니다.

해설가들이 ‘브레이킹볼’이라고 하는 구질은 대부분 커브를 말합니다.

▲슬라이더(Slider)
공의 회전이 거의 지면과 평행하기 때문에 옆으로 미끄러지듯 휘어나갑니다. 스피드는 커브보다 빠르지만 떨어지는 폭이 커브에 비해 적습니다.

흔히 슬리이더는 방문 손잡이를 돌려 열때의 손목동작과 같고 커브는 바닥에 놓인 트럼프카드를 한장 집어올때의 손목 동작과 흡사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체인지업(Change-up)
패스트볼과 똑같은 팔의 스윙스피드, 손목 놀림으로 던지지만 스피드는 거의 10마일정도 떨어지는 구질입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체인지업으론 왼손타자의 바깥으로 흘러나가는 서클체인지업과 빠른 공처럼 들어오다 그대로 살짝 떨어지는 스트레이트체인지업이 있습니다.

서클체인지업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에이스 그렉 매덕스가 잘던지고 스트레이트 체인지업은 샌디에고 파드레스 마무리 트레버 호프만이 가장 완벽하게 구사합니다.

▲스플리터(Splitter)
야구공을 집게 손가락과 가운데 손가락 사이에 끼워 던지는 공으로 미국에선 스플리터, 또는 스플리트 핑거 패스트볼이라고 하지만 일본이나 한국에선 포크볼이라고도 부릅니다.

일본이나 한국에선 공을 손가락 사이에 깊게 끼워 던질 경우 포크볼, 살짝 끼워 던지면 ‘SF볼’(스플리터나 스플리트 핑거 패스트볼의 다른 이름)로 구분하기도 합니다만 미국에선 구분을 안합니다.

일본 출신 투수들이 잘 던지며 노모 히데오는 이공 하나로 노히트 노런을 기록한 바있습니다.

▲너클볼(Knuckle Ball)
손톱으로 공을 찍어 던지며 공에 회전이 없습니다. 야구공 실밥에 미치는 공기 저항에 따라 공의 방향이 아무렇게나 변해 포수들은 너클볼 투수가 나올 경우 특별히 더 큰 포수 미트를 가지고 경기에 나올 정도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변화가 심해도 스피드가 기껏해야 70마일정도 입니다.

▲싱커(Sinker)
공은 투심패스트볼과 비슷하게 잡되 실밥의 좁은쪽을 걸쳐 잡고 팔꿈치를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심하게 틀며 역회전을 걸어준다.

구질은 슬라이더의 반대방향으로 흐르며 왼손타자의 경우 몸에 다가왔을 때 바깥쪽으로 향해 살짝 떨어진다.

김병현이 미국에 와 필요성을 느끼고 배워 적절하게 쓰고 있지만 팔꿈치에 심한 무리를 주게 되므로 자주 사용하지는 못하는 변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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