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농구] '더블 포지션' 시대

중앙일보

입력

남자대학농구에 장신 유망주들이 속출하고 이들에 의해 팀 성적이 좌우되고 있다.

지난 8일 끝난 대학농구연맹전에서 4위 이내에 입상한 팀들은 모두 2m 전후의 장신을 스타팅멤버로 기용했다.

우승팀 중앙대는 김주성(2m5㎝).송영진(1m98㎝), 성균관대는 정훈(2m).이한권(1m97㎝), 연세대는 김동우.박광재(이상 1m98㎝), 한양대는 김태완(2m2㎝).김종학(1m98㎝)을 보유했다.

특징적인 것은 대개의 팀들이 두명의 장신을 포스트에 배치해 더블 포스트로 기용하지 않고 한명을 포워드나 가드로 활용하는 싱글 포스트 시스템을 택하고 있는 점이다.

내년도 졸업예정 선수 중 최대어로 꼽히는 송영진은 3점슈터다.

정훈은 가드-포워드-센터 역할을 겸하며 김동우도 전형적인 스몰 포워드다.

중앙대가 한기범(2m7㎝).김유택(1m97㎝)을 골밑에 박아놓고 제공권을 장악, 대학농구를 평정했던 1980년대 초반의 상황과 크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같은 추세는 외국인 선수를 기용하고 있는 프로농구의 영향 때문이다.

대학 지도자들은 확실한 포스트맨이 아니면 프로에서 설자리가 없다고 판단, 장신선수들에게 포스트와 외곽을 겸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드래프트 1번으로 삼성에 지명된 센터 이규섭(1m98㎝)은 프로에서 포워드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대학 선수 가운데 프로에서도 골밑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는 선수는 김주성 뿐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스카우트 시장에서 장신선수가 갖는 이점은 크게 줄었다.

그러나 서장훈처럼 확실한 포스트맨이라면 뛰어난 슈터 몇명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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