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지역 아파트 경매 '묻지마 낙찰'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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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매시장에 나온 인기지역 아파트의 낙찰가가 감정가를 넘어서는 고가 낙찰이 여전하다.

이런 아파트들은 대부분 감정가가 현재 시세보다 낮아 높은 값에 낙찰하더라도 시세 차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 전망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사들였다 값이 떨어져 큰 손해를 보는 투자자도 적지않다.

전문가들은 고가 낙찰의 경우 가격전망.감정가 수준 등을 잘 챙겨보는 신중한 투자 자세가 필요하다.

◇ 고가 낙찰〓지난달 서울 인기지역인 강남구에서 낙찰된 아파트는 모두 7건으로 그 중 4건의 낙찰가가 감정가를 넘었다.

여의도에서는 낙찰된 2건 모두 감정가를 넘는 고가 낙찰이었다.

또 ▶송파구 17건 중 3건▶강동구 19건 중 4건▶광명시 9건 중 3건이 각각 감정가보다 높은 값에 낙찰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여의도 지역은 아파트 낙찰가율이 감정가 대비 1백4. 8%에 이르렀으며 강남구(97.4%)와 광명시(93.2%)도 높았다.

◇ 고가낙찰에도 시세차익은 있다〓지난달 초 서울 남부지원에서 경매가 진행된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양아파트 50평형의 경우 감정가가 4억원이었으나 첫 입찰에서 4억3천2백32만원에 낙찰했다.

인근 합동부동산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4억7천만~5억원선. 따라서 세금 등 비용을 감안하고도 줄잡아 3천만원 이상은 남긴다는 얘기다.

지난 3월 동부지원에 나온 송파구 풍납동 한강극동아파트 44평형은 감정가가 2억7천만원이었으나 이보다 3백30만원이 높게 새 주인을 만났다.

현 시세가 3억3천만원이므로 4천만원 이상 시세 차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 묻지마 입찰 조심〓지난 3월 경매에 부쳐진 강남구 개포 주공아파트 15평형은 감정가가 2억2천만원으로 매겨졌으나 이보다 2천5백만원이나 많은 2억4천5백만원에 팔렸다.

당시 시세가 2억7천만원 선이어서 투자자로선 그 가격에 낙찰해도 충분히 채산성이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하지만 해당 아파트의 재건축 추진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아파트값이 낙찰가 이하인 2억3천5백만원 선으로 떨어져 큰 손해를 보았다.

같은 달 경매가 진행된 송파구 잠실 주공 1단지 13평형도 감정가 1억4천만원보다 1천만원 높게 낙찰했으나 당시 1억5천8백만~1억6천2백만원하던 시세가 지금은 1억4천5백만~1억5천5백만원 선으로 떨어져 세금.명도비용 등을 감안하면 손해가 난 상태다.

부동산뱅크 전용기씨는 "이해 관계인이 아닌 이상 감정가 이상으로 낙찰하는 것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 며 "낙찰 후 해당 아파트에 입주하는 데 보통 2~6개월이 걸리므로 그 사이에 아파트값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먼저 해 볼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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